[도청도설] 인요한과 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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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방송인이다.
여동생 파트리샤도 한국에 정착한 난민으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들은 한국어가 유창한 데다 입담도 좋다.
조나단은 최근 한국으로 귀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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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방송인이다. 여동생 파트리샤도 한국에 정착한 난민으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들은 한국어가 유창한 데다 입담도 좋다. 조나단은 최근 한국으로 귀화한다고 밝혔다. 이상화 스피드 스케이팅 전 국가대표의 남편 강남도 한국으로 귀화했다.
결혼이민자도 늘어 우리나라는 이제 ‘단일민족’ 국가라고 부르기 어렵다. 9월 말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장·단기체류 외국인’은 총 251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 5137만 명의 4.89%나 돼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내 외국인 비중이 내년에 처음으로 인구의 5%를 넘어서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다인종·다문화’ 국가에 진입한다.
중장년층은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고 배웠다. 2007년이 돼서야 교과서에서 단일민족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고 한다. 과거 단일민족 의식이 강하다 보니 혼혈에 대한 편견도 존재했다. 피부색이 다르면 ‘한국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많은 귀화인은 차별에서 벗어나려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이방인이라는 낙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4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경성대를 찾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미스터 린턴(Mr.Linton)’이라 부르고 영어로 말했다. 존 린턴은 인 위원장의 미국 이름이다. 이 전 대표의 유창한 영어를 듣고 “왜 굳이 영어로 말하나”라는 의문이 생겼다. 인 위원장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 귀화한 한국사람이다. 그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잘 쓰는 ‘순천 촌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인 위원장 가문은 선교 및 교육, 의료 활동을 하며 4대째 한국을 위해 헌신해왔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배려해 말의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취지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미스터 린턴’이라고 칭한 것은 그를 이방인으로 취급한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어 응대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핼로윈 참사 1주기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로부터 “한국X도 아니면서 여기가 어디라고 와”라는 모욕적 언사까지 들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젠더 갈등과 장애인 이동권 등 차별 논쟁을 일으켰다. 이번 논란의 원인을 그의 항변보다는 인종차별적 시각에서 발생했다고 보는 이유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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