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20>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대가가 될 수 있다고 읊은 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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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目定車輪大·목정차륜대이 한 마리를 창가에 매달아놓고(窓間一蝨懸·창간일슬현)/ 뚫어지게 바라보면 수레바퀴처럼 커 보이네.
괴석을 늘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 돌이 점차 불어나 화산처럼 거대하게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열자(列子)'의 탕문(湯問)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구라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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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目定車輪大·목정차륜대
이 한 마리를 창가에 매달아놓고(窓間一蝨懸·창간일슬현)/ 뚫어지게 바라보면 수레바퀴처럼 커 보이네.(目定車輪大·목정차륜대)/ 이 돌을 얻은 뒤로 나는 더 이상(自我得此石·자아득차석)/ 화산 쪽으로 앉지도 않는다.(不向花山座·불향화산좌)
위 시는 선조 때 문사인 간이(簡易) 최립(崔岦·1539~1612)의 ‘괴석(怪石)’으로, 그의 문집인 ‘간이집(簡易集)’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는 최립이 황해도 옹진군에서 벼슬살이할 때 지었다. 시에 나오는 화산은 옹진군에 있는 산이다. 최립은 작은 괴석을 얻어 자신이 근무하는 관아 안에 놓아두고 날마다 보았다.
괴석을 곁에 두고 날마다 보니 이제는 발품 팔며 명산대천을 구경하러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괴석을 늘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 돌이 점차 불어나 화산처럼 거대하게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열자(列子)’의 탕문(湯問)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다.
기창(紀昌)이란 자가 활 쏘는 법을 배우면서 이[蝨] 한 마리를 소털에 묶어 창가에 매달아 놓고 날마다 쳐다보았다. 열흘이 지나니 이가 크게 보이고 3년이 지나니 수레바퀴로 보였다. 그래서 활을 당겨 이를 쏘자 그 심장을 관통하였다. 최립도 괴석을 바라보면서 큰 산수를 보는 눈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누구라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글이다. 그의 글과 차천로의 시와 한석봉의 글씨는 당시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고 불리었다. 최립은 당대 일류의 문장가로 인정을 받아 중국 조정으로 보내는 외교문서를 많이 작성했다. 그리고 중국에 갔을 때에 중국 문단에서 맹활약하고 있던 왕세정(王世貞)을 만나 문장을 논하기도 했다. 그곳의 학자들로부터 최립은 명문장가라는 격찬을 받았다.
위 시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였다. 필자도 어릴 때부터 원했든 원치 않았든 한 분야를 파고 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이 주변을 기웃거렸다. 그리하다 보니 어느 한 가지에 일가를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필자를 칭찬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늘 부끄럽다. 나는 아직 기창이 본 이를 얼마나 크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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