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860원대!… 엔테크族에 日 직구族도 급증

송혜진 기자 2023. 11.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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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日 여행 1800만명 돌파할듯

서울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올해 일본 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이달 말에도 3박4일 일정으로 도쿄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이씨는 “지난 7월 여름휴가 때 환율이 920원(100엔당) 정도였는데, 최근에 더 떨어진 걸 보고 여행 일정을 한 번 더 잡았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6일 환율이 860원대로 떨어지자 엔화를 130만원어치 사 외화예금 통장에 넣어두었다고 했다.

원·엔 환율이 15년여 만에 100엔당 86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엔화 값이 쌀 때 사들이려는 소위 ‘엔테크(엔화+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엔화 매입과 저축이 늘고,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도 증가세다. 또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직구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초만 해도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 정도였다. 일본 여행을 가 10만엔을 쓴다면 작년 초엔 100만원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86만원이면 된다. 일본 온라인몰에서 직구하는 경우 같은 제품이지만 환율 덕에 물건값은 1년 전보다 10% 넘게 저렴해졌다.

그래픽=양진경

◇수퍼 엔저(円低)에 엔테크족 증가

7일 국내 가입자 152만명에 이르는 한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 일본 여행 후기가 올라왔다. ‘한국에서 270만원에 파는 D 브랜드 가방을 일본에서 28만엔에 구입했습니다. 5% 백화점 시즌 할인까지 받아 25만4547엔. 관세는 11만 조금 넘게 냈어요. 총 비용은 230만 정도. 이번 여행의 1순위 목표 달성했네요. 행복합니다!’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오! 아이폰도 엔테크로 사면 좋겠네요’ ‘저도 얼른 엔화 구입해서 통장에 넣어둬야겠어요.’

지난 6일 원·엔 환율은 100엔에 867.59원(매매기준율)을 기록했다. 2008년 2월 14일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엔화를 대거 사들이려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3일 엔화 예금 잔액은 1조1110억엔(9조6300억원)으로 지난 4월(5978억엔)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달 1~3일 사흘 동안에만 621억엔 정도가 엔화 예금통장으로 몰렸다”고 했다. 10월 한 달 엔화 예금액보다 4배가량 많은 금액이라고 한다.

◇올해 일본 찾는 여행객 1800만명 넘길 듯

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인천·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8개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을 갔다 온 여객수는 1600만1732명이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외여행 3~4명 중 한 명은 일본을 다녀온 셈”이라고도 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일본을 찾는 국내 여행객 수는 1800만~190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1886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

국제선 항공 운항도 일본을 오가는 정기편은 코로나 이전의 90%가량이 회복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일본을 오가는 정기편은 동계 기간 최대 221개 노선에서 주 4300회(왕복) 운항한다. 지난 9월 주 평균 3823회보다 477회 늘었다. 2019년 일본 정기편이 주 평균 4619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 이전의 93% 수준까지 회복했다.

엔화 약세 바람을 타고 일본 직구 규모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통해 일본에서 물건을 사들인 금액은 4333억원 정도였다. 2020년엔 2591억원 정도다. 2년 전보다 67% 늘었다. 올해 1~9월까지 일본 직구 금액은 3449억7400만원으로 작년 한 해의 80%다. 보통 겨울에 직구액이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일본 직구 금액은 5000억원을 넘겨 최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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