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처럼 ‘AI앱 장터’ 열어… 오픈AI, 차기 빅테크 노린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11.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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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장터로 미래 수익 모델 구축… 빅테크처럼 첫 개발자 대회 열어

“오픈AI의 첫 번째(first ever) 개발자 대회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6일(현지 시각) 인공지능(AI) 개발자들의 거점으로 ‘뇌밸리(Cerebral Valley)’라는 별명이 생긴 미국 샌프란시스코 헤이스 밸리에서 약 1㎞ 떨어진 SVN웨스트 행사장. 회색 니트에 청바지 차림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무대 위로 오르자, 청중석의 900여 개발자들 사이에선 우렁찬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07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가가 첫 아이폰을 공개하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면, 1년 전 출시된 오픈AI의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는 이제 막 시작된 AI 시대의 신호탄이었다. 이날 오픈AI는 아직 구체적인 응용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AI 산업을 선점하고, 업계를 장악하는 차세대 구글·애플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AI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만들고, 그 서비스를 사고파는 장터까지 직접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테크 업계에서는 “기존 기술 패권을 쥐고 있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아마존 등이 AI 개발에 올인하는 가운데 신구(新舊) 빅테크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챗GPT 1년, ‘개인화 AI’ 시대 열렸다

이날 올트먼 CEO는 코딩 없이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GPTs’를 공개하며 “우리 모두 필요에 따라 초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GPTs에 “창업자들에게 조언해줄 챗봇을 만들어줘”라고 주문한 뒤 과거 자신이 진행했던 스타트업 강의 자료를 업로드했다. 불과 몇십 초 만에 사업 확장, 인재 채용 등 고민에 자동으로 답하는 챗봇이 만들어졌다. 비슷한 질문에 매번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대처해야 하는 시골 민박집 주인이나 음식점 사장들도 간단하게 고객들에게 가게의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을 만들어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이날부터 월 20달러의 유료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공개됐다.

올트먼 CEO는 다양한 챗봇을 내려받거나 공유할 수 있는 ‘GPT스토어’를 이달 말 출시하겠다고 했다. 모바일 앱장터를 양분하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로 최대 30%에 달하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받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수익 모델을 AI 시장에도 구현한 것이다. GPT스토어가 AI 앱장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할 경우, 오픈AI의 가장 확실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올트먼 CEO는 수수료 얘기를 꺼내지 않고 “인기 모델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매출 분배를 계획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초기 단계인 만큼 일반인과 전문 개발자의 참여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픈AI는 현존 대규모 언어모델(LLM) 중 가장 앞선 성능을 자랑하는 ‘GPT-4터보’도 발표했다. 2023년 4월까지의 최신 정보를 다루고, 최대 300페이지 분량의 장문의 텍스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반면 이를 사용할 때 드는 비용은 전작인 GPT-4 대비 60% 이상 저렴해졌다. WP는 “오픈AI가 빅테크 기업의 기술 제공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들과 경쟁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해졌다”고 했다. 올트먼 CEO는 “챗GPT의 주간 활성 이용자수는 1억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오픈AI가 실제 사용자 수를 명확하게 밝힌 건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지난 1년 사이 자신감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열해지는 AI 주도권 경쟁

화려한 신규 사업 모델 공개에도 불구하고, 오픈AI가 AI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빅테크 역시 막대한 자금력으로 AI 시장에 뛰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오픈AI 대주주인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깜짝 등장하며 오픈AI와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두 회사조차 향후 경쟁이 불가피하다. MS가 자체 LLM을 연구하고, 오픈AI는 MS의 서비스와 비슷한 기업용 챗봇을 출시하며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4일 일론 머스크의 AI기업 xAI가 챗봇 ‘그락’을 공개했고, 구글도 자체 LLM을 기반으로 한 챗봇 ‘바드’의 쓰임새를 지메일·구글독스·유튜브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AI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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