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가 서울은 정치쇼”, 국힘 단체장들도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구상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라며 “국민 갈등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공학적인 접근이자 정치 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시장은 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신중한 검토나 협의, 공론화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20년 가까이 김포에서 정치 활동을 한 인물이다. 1994년 관선 김포군수를 거쳐 1998~2002년 김포시장, 17·18·19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행정안전부 장관도 했다.
여당 광역단체장인 유 시장의 비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적 이해관계를 떠나, 선거용 ‘서울 확장론’이나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이다. 유 시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걸리는 행정 및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통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것 또한 소수 여당이 단독으로 관철시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실현 불가능한 얘기로, 김포시민에게 기대감을 줬다가 혼란과 실망만 초래할 뿐이다.”
국힘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인데, 현재 의석 구조에서 원내 1당(168석)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이 국민의힘(111석)만으로는 법 통과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치 ‘표퓰리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총선 앞에 갑자기 튀어나온 구상이 서울 비대화, 수도 방위, 재정, 쓰레기 매립장, 교통망 등 여러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해 국힘 소속 지자체장들의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충분한 사전 논의나 공감대 없이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총선용 정책으로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 메가 시티가 우선”이라며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의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철우 경북지사는 “수도권 빨대 현상을 타파하고 균형 발전을 하려면 지방 도시를 더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미 메가 시티가 된 서울을 더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같은 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정치인들이 ‘메가 서울’ 방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간과해선 안 된다. 재차 강조하지만 신중한 검토와 공론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 혼란과 갈등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을 행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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