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만나는 '비명계'…'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공천 불이익' 변수…'서로 손해' 전망도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군불을 때는 가운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전 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합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명계 내부의 '공천 불이익' 우려는 커지고 있으나 실제로 이 전 대표와 '화학적 결합'을 시도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탈당 가능성 있어" vs "지도부 경고 차원"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 등과 만나 '이준석 신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며 한 달 내로 탈당과 이준석 신당 합류 여부를 결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비명계의 동참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평소 금태섭 전 의원(새로운선택),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다양한 세력과 만나 온 만큼 (탈당)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의원의 이 전 대표 측 합류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한 민주당 대전·충청 관계자는 "(탈당 언급은) 아직은 지도부에 대한 경고 차원에 가깝다. 이재명 체제를 향한 쓴소리"라며 "(이 의원이) 5선을 지내면서 당에 대한 애정이 없는 분도 아니다. 쉽게 탈당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다른 비명계 의원과도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비명계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당장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라고 하더라도 (이 전 대표와 비명계의) 간극이 많이 넓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비명계도 이준석 신당이 자신의 당선 등 정치 행보에 도움이 될지 숙고해야 한다. 아무리 이재명이 싫어도 이준석과 우리가 잘 맞을지는 회의적"이라며 비명계의 전면적 합류 전망을 낮게 봤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최근 이 전 대표가 인요한 여당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를 사용한 일을 두고 "혐오정치의 부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감점 확대' 조짐에 반발…홍익표 "다음 총선에 논의"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비명계가 최근 민주당 내 '중진 험지론'과 '현역의원 평가 하위권 감점 확대'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총선기획단이 현행 20%인 하위권 감점 대상을 30%까지 확대하는 '김은경 혁신안'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비명계는 본격적인 '공천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하위권 감점 대상 확대는 결국 친명계의 비명계 정리를 돕는 격"이라며 "안 그래도 총선기획단이 '친명기획단' 소리를 듣는 마당에 '김은경 혁신안'을 다시 꺼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김은경 혁신안'은 다음 총선에서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다"며 혁신안 반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는 '정량평가(지역구 활동·법안 발의 등)'와 '정성평가(당직자, 동료 의원 평가 등)'가 함께 반영돼 비명계가 불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김은경 혁신안'도 의원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전면 반영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준석 신당과 비명계의 단순 결합은 서로에게 손해라는 시각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이준석 측이 내부갈등에서 밀려난 비명계를 무작정 다 받으면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는 신당 이미지도 함께 나빠지게 된다"며 "이 전 대표도 자신과 가치관이 맞는 인사를 선택적으로 흡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표가 확실한 대안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비명계도 잘못하면 이 전 대표의 부정적 이미지를 덮어쓸 수 있다"며 "자신들의 장기적 정치생명을 고려한다면 이준석 신당행이 좋은 선택지라 보긴 어렵다"고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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