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빈집, 빈집세

박미현 2023. 11. 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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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가 얼마 전 '대한민국공간복지대상'에서 우수사례 공모전 부문 대상을 받았다.

2020년부터 춘천문화재단이 빈집을 활용해 '모두의 살롱' '약사스테이' '괜찮은 작업실' '당신의 들판'과 같은 이름도 예쁜 취미공간, 공방, 가게를 만들어 온 노력이 평가받은 것이다.

춘천처럼 청년과 예술인들이 지자체와 협력한 빈집 활용 성공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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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가 얼마 전 ‘대한민국공간복지대상’에서 우수사례 공모전 부문 대상을 받았다. 2020년부터 춘천문화재단이 빈집을 활용해 ‘모두의 살롱’ ‘약사스테이’ ‘괜찮은 작업실’ ‘당신의 들판’과 같은 이름도 예쁜 취미공간, 공방, 가게를 만들어 온 노력이 평가받은 것이다. 춘천처럼 청년과 예술인들이 지자체와 협력한 빈집 활용 성공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군마다 수십년간 방치되고 근래 더 급격히 늘어난 빈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빈집은 농촌과 구시가지 불량 주택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을 가리지 않는다. 부모 사망 후 시골집을 방치하는 사례는 물론 재력가들이 주거 목적이 아닌 투기용으로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지 않고 놀리는 등 가지각색인 이유로 빈집이 됐다.

지자체는 빈집 상담과 진단, 수리비 지원, 빈집 활용 프로그램 등을 동원 중이나 쓸모를 다한 빈집을 자발적으로 철거하겠다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예산을 확보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해도 원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기저기 흉측하게 주저앉은 빈집으로 인해 현지에 사는 이들은 안전과 위생문제 등 갖가지 어려움과 괴로움을 호소해도 달리 묘책이 없다.

부동산 가격 안정과 빈집을 주택시장 자원으로 되돌리기 위해 ‘빈집세’를 신설해 효과를 거둔 곳이 캐나다이다. 외국인 주택 구입으로 몸살을 앓던 밴쿠버시는 주택 취득 후 빈집으로 방치할 경우 주택가격의 1%를 재산세로 추가 과세하는 제도를 도입해 톡톡히 효과를 봤다. 2021년 국토연구원은 ‘해외 빈집 조세제도 사례와 국내 적용 방안’에서 한국보다 빈집 문제를 더 일찍 겪은 국가들은 빈집 관련 세제를 신설하거나 재산세를 개편해 효과를 거뒀다고 알렸다.

강원특별자치도가 기업상속세를 깎아줌으로써 업체를 유치하자는 발상을 놓고 10월 24일 토론을 벌였는데, 대기업의 상속세 감면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좋을 수도 없고 상속세를 지방세로 바꾸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차라리 강원전역에서 몸살을 앓는 빈집 문제 해소 및 정비에 따른 비용을 마련하고, 주택임대 재고를 늘려 서민 어려움을 덜고, 지역 발전 세수 확보에도 기여해 삼사중 효과를 내는 ‘빈집세’를 토의해 볼 것을 권한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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