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라떼는 말이야, 맨체스터 더비에서 진다면...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열린 맨체스터 더비.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에 0-3 완패를 당했다. 그것도 맨유의 성지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의 모든 구성원들이 큰 충격을 받아야 했다. 맨유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절정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경기가 끝난 후 래시포드가 돌발 행동을 했다. 클럽에서 생일 파티를 벌인 것이다. 여기에 또 많은 맨유 구성원들과 팬들이 충격을 받아야 했다.
안 그래도 올 시즌 미운털이 박힌 래시포드였다. 지난 시즌 리그 17골, 총 30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맨유의 미래를 책임질 간판 공격수로 등극했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 혜택도 찾아왔다.
그런데 올 시즌. 리그 10경기 출전에 1골, 총 14경기 출전에 1골이다. 올 시즌 맨유 부진의 원흉으로 찍힌 상태다. 그라운드에서 활약을 하지 못한 그가 맨체스터 더비 완패 후 거창한 파티를 벌였으니, 그를 향한 부정적 시선과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맨유를 떠날 거라는 억측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맨유 역사상 최고 전설 중 한 명도 래시포드의 행동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게리 네빌이다.
그는 1992년부터 2011년까지 19시즌 동안 맨유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의' 전설. 네빌은 총 602경기에 나서 맨유 역대 출장 수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맨유의 전설이 한참 후배인 래시포드에게 조언을 던졌다. 래시포드를 향해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네빌은 자신이 맨유에서 19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차분히 설명했다. '라떼는 말이야'였다.
네빌 시대의 맨유는 EPL 최강의 팀, 유럽 정상의 팀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맨유 역사상 최고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있었다. 무섭기로 소문난 퍼거슨 감독. 팀 규율과 규칙을 중시했던 호랑이 감독.
그런데 맨유가 경기에 졌을 때의 규칙은 퍼거슨 감독이 요구한 게 아니었다고 한다. 맨유 선수들 스스로 정한 규칙이었다. 그들이 왜 최고의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패배에 대한 맨유 선수단의 접근법이었다.
"만약 우리가 경기에서 진다면, 더비든, 어떤 경기든, 맨유가 경기에서 진다면 밤 외출은 취소가 된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다. 나의 규칙이었고, 라커룸에 있는 동료들을 위한 규칙이었다. 경기에 진 후 외출하게 되면, 많은 돈을 주고 우리의 경기를 관람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들은 당신이 즐기고 축하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게리 네빌, 마커스 래시포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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