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탈퇴… 미국·나토 '공식 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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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7일(현지시간) 공식 탈퇴했다.
이어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러시아의 탈퇴에 따른 CFE의 공식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2007년 이 조약이 자국의 군사력만 제한하고 나토 확장에 이용되고 있다며 CFE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2015년에는 CFE 합동자문그룹에서도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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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도 '효력 중단' 선언
군비 경쟁 더 치열해지나
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7일(현지시간) 공식 탈퇴했다. 이어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러시아의 탈퇴에 따른 CFE의 공식 중단을 선언했다. CFE는 냉전 시기 나토와 당시 소련이 주도하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보유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의 상한을 정하도록 합의한 군축 조약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7일 0시를 기해 러시아의 CFE 탈퇴 절차가 완료됐다"며 "이날부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의 어떤 군축 협정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990년 체결된 CFE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간 군사력 균형을 위해 전차, 전투기, 공격 헬기, 장갑차, 대포 등 재래식 무기의 보유 목록과 수량에 제한을 뒀다.
CFE는 1999년 소련 해체 이후의 상황을 반영해 개정됐지만, 러시아가 이에 대한 비준을 마친 반면 미국 등 다른 회원국은 러시아군이 몰도바와 조지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준을 미뤘다. 그러자 러시아는 2007년 이 조약이 자국의 군사력만 제한하고 나토 확장에 이용되고 있다며 CFE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2015년에는 CFE 합동자문그룹에서도 탈퇴했다. 지난 5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CFE 파기 법령에 서명했지만, 법적으로는 계속 조약의 당사국으로 남아있다 이날 결국 탈퇴에 이르렀다.
이에 나토는 "동맹국은 조약을 준수하고 러시아는 준수하지 않는 상황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국제법상 권리에 따라 필요한 기간 CFE의 효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국제법 권리에 따라 12월 7일부터 CFE에 따른 의무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CFE 탈퇴는 러시아가 무기 통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나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효과적인 재래식 무기 통제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체결한 각종 군축 합의가 잇따라 효력이 중단됨에 따라 군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은 2019년 러시아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 및 배치를 이유로 사거리 550㎞ 이상 핵미사일 배치를 금지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올해 2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지난 2일에도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취소하며, 소련 시절인 1990년 이후 30여 년 만의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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