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소비자 기만하는 ‘다크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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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내 유명 관광지나 오일 장터에는 늘 야바위꾼들이 있었다.
소비자는 다크 패턴으로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거나 상품구매와 전혀 관계없는 멤버십에 가입하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등의 피해를 본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크 패턴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다크 패턴은 앞으로 더욱 교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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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식품업계에선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유행이다. 제품 가격과 내용물은 유지하되 용량만 줄여 가격인상 효과를 노린 마케팅 기법이다.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행법상 고지 없이 제품 용량을 줄여도 포장 표시와 일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업들로선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운송비 인상 등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책이라지만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의 눈속임이자 일종의 ‘꼼수’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다크 패턴’(Dark Pattern)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 패턴은 사용자를 일부러 속여서 이득을 취하는 온라인상 화면 배치를 뜻한다. 소비자는 다크 패턴으로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거나 상품구매와 전혀 관계없는 멤버십에 가입하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등의 피해를 본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악성코드나 피싱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크 패턴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른바 ‘커뮤니케이션 광고’가 단적인 예다.
유럽연합(EU)은 다크 패턴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 Act)을 지난해 7월 최종 승인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다크 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를 발표했다. 하지만 현행법에 관련 규제조항이 없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의 자발적 개선과 선의에 기대야 하는 지경이다. 다크 패턴은 앞으로 더욱 교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링크플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사라질 리 만무하다. ‘현대판 야바위 행위’로 이래저래 소비자들만 멍들고 있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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