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女알바 폭행 막다 중상 입은 50대男 “우리 딸 같아서”

가해男 “당신도 남자인데 왜 나 안 돕고 페미 돕냐”며 폭행

경남 진주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폭행을 말리다가 무차별 폭행 당한 50대 남성 피해자(오른쪽). 왼쪽은 폭행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 연합뉴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해당 여성을 돕다 중상을 입은 50대 남성이 “딸 같아서 도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붙잡힌 20대 남성 A씨에게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A씨는 지난 4일 자정쯤 경남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B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을 말리던 50대 남성 손님 C씨에게 여러 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B씨에게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가 카운터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발로 차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빼앗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며 “이어 A씨가 ‘너는 페미니까 맞아도 된다’ ‘너는 많이 맞아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며 계속 주먹으로 때렸다”고 JTBC에 전했다.

A씨는 편의점에 있던 남성 C씨가 폭행을 말리자 C씨에게 의자를 던지며 폭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A씨는 당시 “당신도 남자인데 왜 나를 돕지 않고 저 페미를 도와주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A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어깨와 이마, 코, 오른손 부위 등에 골절상을 입고 귀와 목, 눈 부위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피해 여성과 또래인 C씨의 딸은 KNN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직원이) 맞고 있는데, 딸 같은데 어떻게 그걸 보고만 있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C씨의 딸은 “(아버지가) 못 때리게 손으로 양손을 잡으니까 (폭행범이) 아빠 귀랑 목을 물어뜯었다”며 “봉합 수술을 한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C씨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A씨를 붙잡아 경찰의 체포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며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 추가 조사 후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