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앞에서 "죽음으로 지키려 생각했던 것 끔찍"(종합)

이대희 2023. 11. 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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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소송 대응 '법조방'에 최재경 소개 변호사 참여"
"李 '돈 없다' 하자 崔 '비용은 걱정하지 말라' 했다"
서울중앙지법 도착한 이재명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7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영섭 권희원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텔레그램 '법조방'(법조팀 참여 채팅방)이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 법조방에는 이른바 '50억 클럽'과 '허위 녹취록'에 언급된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 대표에게 소개해준 변호사가 참여했다고 유씨는 주장했다.

유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배임·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유씨는 이 재판부에 병합된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2021년 9월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이 법조방을 언급했다.

법조방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사건을 담당했던 A 변호사 등이 자신과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씨는 "정진상이 '검찰 출신 변호인이 필요하다'며 최재경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며 "그(최 전 수석)가 A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경기지사 공관에서 이 대표와 저, A 변호사와 함께 저녁에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날 저녁 이후 (선임 이야기가) 없다며 최재경에게 연락이 왔고, 정진상과 상의해 직접 이 대표를 만났다"며 "이 대표는 '나는 있으면 좋은데 돈이 없잖아'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최재경과 통화를 해 '비용은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이를 이재명에게 말했는지 정진상에게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재경 형님이 걱정하지 말랍니다'라고 전달하자 A 변호사가 (1·2심 변호인단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5월 재판에서 최 전 수석을 대장동 민간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소개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해당 채팅방이 초대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방으로, 이 대표와 정씨 등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유씨는 2021년 9월께 대장동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정씨의 지시로 통화녹음이 되지 않는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바꾸면서 이 방에서 나오게 됐으며, 다시 초대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아이폰 교체에 대해 유씨는 "정씨가 '이 지사가 (녹음을) 부담스러워한다'며 바꾸라고 했고, 이후부터 녹음이 안 되는 텔레그램이나 아이폰 페이스타임을 통한 대화가 많았다"며 "나까지 의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법정 향하는 유동규 전 본부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6 pdj6635@yna.co.kr

검찰은 2021년 9월29일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정씨가 유씨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라고 지시한 기소 혐의에 대해서도 신문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무렵 정씨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던 중 '제가 다 책임지겠다. 제가 다 묻고 가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유씨는 "그때는 사실 죽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민간업자인 회계사 정영학씨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하려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다.

이에 대해 유씨는 "정진상이 녹취록 파장이 어떨 거 같냐고 물어서 '얼마 전에 김용이 돈 받은 것도 있고 정치자금 받은 것도 다 포함됐을 거다'라고 하니 정진상은 '심각하네'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제가 제일 보호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과 정진상이었다"며 "(대선) 캠프에는 전혀 모르는 척하고 전부 다 나에게 넘기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목숨을 던지면 이 대표와 정씨에 대한 처벌이나 수사가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느냐'라고 묻자 유씨는 "왜냐면 중간에 (수사가) 잘리니까. (죽으면) 누구도 증언할 수 없지 않느냐"며 "지금은 그 당시 (죽음으로 이 대표와 정씨를) 지킨다고 생각했던 것이 끔찍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유씨는 올해 6월17일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이후 5개월 만에 이 대표와 대면했다.

두 사람은 직접 말을 섞지는 않았지만, 유씨는 이 대표 앞에서 '끔찍하다'는 표현을 동원해 사실상 이 대표를 직격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에 다시 재판을 열어 유씨의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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