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 틀어막은 KT 고영표 "4회 박해민 삼진, 가장 짜릿했다"[KS1](종합)
LG 공포증 탈출…"선수들 집중력 더 좋아질 것"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LG 트윈스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4회 박해민에게 기록한 삼진을 '인생 최고의 삼진'으로 꼽았다.
고영표는 7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고영표는 정규 시즌 유난히 LG에 약했다. 올 시즌 LG전 4경기에 나섰는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다. 18⅓이닝 동안 15실점했다. 잠실 구장에서도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82로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LG에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도 생각한 바가 있을 것이다. (장)성우와 어떻게 LG를 상대할지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고영표가 5~6이닝만 최소실점으로 막으면 가을야구에서 호투 중인 손동현, 박영현 등 젊은 필승조를 내보내 경기 후반을 틀어막는 계산이 가능했다.
고영표는 1회 LG에 2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회부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2회와 4회, 그리고 5회 모두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후속타를 막는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고영표는 선두 타자 문성주와 신민재, 그리고 홍창기까지 3연속 범타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퀄리티스타트도 완성했다.
맡은 임무를 완수한 고영표는 7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손동현에게 넘겼다. 손동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흐름을 내주지 않은 KT는 9회초 문상철이 고우석에게 천금 적시타를 때려내며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9회말 박영현이 올라와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공격 과정에서 몇 차례 실수가 나와 자칫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고영표가 정말 좋은 피칭을 해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며 고영표의 호투를 칭찬했다.
고영표는 "오늘은 경기 초반 밸런스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1회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았고, 3회부터 밸런스가 잡히면서 무실점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1회 실점 여파를 빠르게 수습한 것이 주효했다.
고영표는 "포스트시즌엔 항상 나보다 팀, 그리고 승리만 생각한다. 실수가 나올 땐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오늘은 양 팀 모두 어수선했는데 그런 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상대에 분위기를 내주지 않고 6회까지 실점없이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로 4회 2사 2, 3루에서 고영표가 박해민을 삼진처리한 장면을 꼽았다. 고영표는 8구 승부 끝에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고 위기를 벗어났다. 평소 감정 표현이 적은 고영표도 박해민을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이에 대해 고영표는 "한국시리즈는 최고의 무대 아닌가. 선발 등판도 처음이고 1차전이기도 했다. 위기 상황에서 삼진이 필요할 때 나왔다. 지금까지 그보다 짜릿했던 삼진은 없었다"면서 "해민이형이 나에게 강했다. 내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체인지업을 공략 하러 들어오는 타자다. 오늘은 체인지업 각이 잘 꺾여서 헛스윙을 유도했기 때문에 더 짜릿했다"며 웃었다.
끝으로 고영표는 "정규 시즌때 LG에 많이 졌고, 나도 못 던진 경기가 많아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그때의 패배를 잊지 않아서 오늘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은 불펜이 잘 막아줘서 이전과 다른 경기를 했다. 오늘 승리를 발판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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