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빚’ 결승타로 갚은 문상철…KT, 먼저 웃었다
2회초 무사 1·2루서 번트 실패
이닝 끝나며 ‘찬물’에 고개 숙여
9회초 2사서 2루타로 승리 견인
LG는 선발 켈리의 호투 빛바래
1-2로 뒤진 2회초 무사 1·2루. KT 7번 문상철은 초구에 번트를 댔다. 타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타석 앞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 타구를 주운 LG 포수 박동원이 3루로 송구해 3루로 달리던 2루주자를 잡고, 이어 유격수가 1루에 송구해 타자 주자 문상철을 아웃시켰다. 병살타. 그사이 2루에 세이프됐던 1루주자 배정대가 3루로 내달렸으나 1루에서 문상철을 잡은 2루수 신민재의 3루 송구에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삼중살타는 아니지만 포스트시즌 사상 4번째, 한국시리즈 사상 2번째 삼중살 수비로 KT의 공격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삼중살을 낳은 통한의 번트 실패를 경기 내내 마음속에 담고 있던 문상철이 9회초 결승타로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를 결정지었다.
KT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LG를 3-2로 꺾었다. 2-2로 팽팽하던 9회초 2사 1루에서 문상철이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좌월 2루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는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잔치 같았다. 온통 유광점퍼를 입은 LG팬들로 가득했다. 원정석도 사실상 LG 차지였다.
홈팬들의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응원 속에 KT는 고전했다. 선발 고영표가 6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야수들의 몸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1회초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톱타자 김상수가 안타로 출루해 도루에 이어 상대 실책으로 3루를 밟은 뒤 황재균의 내야 땅볼로 선취 득점했지만, 1회말 1사 1·3루에서 나온 2루수 박경수의 포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1사 만루에서는 문보경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2로 역전을 내줬다.
이후 고영표는 역투를 펼쳤다. 1점도 더 내주지 않고 완벽한 체인지업 제구로 모든 위기를 이겨냈다.
그러나 타자들이 고전했다. 2회초를 삼중살로 놓친 뒤 4회초 1사 1·2루에서 장성우의 적시타에 2-2 동점을 만들었으나 1루주자 알포드가 홈에서 아웃돼 역전은 하지 못했다. 7회초에도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의 적시타에 2루주자 장성우가 홈으로 달렸으나 역시 태그아웃돼,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LG는 켈리가 6.1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고 이정용-함덕주로 8회까지 막았다. 그리고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 승부수를 문상철이 뚫었다. 2사 후 배정대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었고, 0B-2S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한 문상철이 끈질긴 승부 끝에 6구째 커브를 받아친 것이 좌측 펜스를 맞고 떨어지는 대형 2루타가 됐다. 홈런이 될 뻔한 대형 타구에 1루주자 배정대가 홈을 밟아 3-2로 균형을 깼다. LG팬들로 가득 차, 경기 내내 뜨거운 함성으로 들썩이던 잠실구장은 순간 고요해졌다.
고영표가 내려간 뒤 7회와 8회를 손동현으로 막은 KT는 9회말 박영현을 투입해 삼자범퇴로 끝내며 천금같은 1차전을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것은 39차례 중 29차례다.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KT는 74.4%의 우승 확률을 잡았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LG 최원태와 KT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격돌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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