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에 증여냐, 7억에 매도냐…자식에게 물려줄 방법, 장기적 유불리 따져봐야[권태우의 세무Talk]
서울에 거주하는 70세 김모 할머니는 거주하고 있는 주택 외에 두 채의 주택을 더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해당 주택들에서 나오는 임대소득을 통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거주하던 아들이 귀국해 임대주택 중 하나를 증여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면 매매로 계약을 하거나 부담부증여를 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보다 정확한 내용 확인을 위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 아들에게 주택을 증여하려고 하는데 매매로 집을 싸게 팔면 증여 때보다 세금에 유리하다고들 하던데 맞는지요.
“자녀에게 집을 시가의 70% 한도(3억원 한도) 내에서 싸게 매도하더라도 정상 매매거래로 인정됩니다. 추가 증여세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과연 절세가 되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먼저, 특수관계자 간에 매매할 때는 반드시 대금을 수반하는 실제 거래여야 합니다. 증여를 하면 그냥 집만 물려주면 되지만, 매매를 한다면 자녀가 매입할 자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매도자는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냅니다. 즉 10억원 집을 7억원에 자녀에게 매각하면 자녀는 3억원의 증여 효과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매도자는 10억원 시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냅니다. 셋째, 자녀가 증여 효과로 절세한 3억원도 추후 집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7억원에 이 집을 매입한 자녀가 13억원에 매도한다면 6억원에 대해 양도세가 발생합니다. 만약 10억원에 매입했더라면 3억원에 대해서만 양도세가 발생했겠죠. 따라서 증여세를 절세한 것이 아니라 이연됐을 뿐입니다.”
- 증여를 고려하고 있는 주택은 세입자가 거주 중입니다. 이 경우 부담부증여와 단순증여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요.
“부담부증여는 증여재산에 포함된 채무도 함께 증여하는 것으로서 승계한 채무는 양도로 보아 증여자에게는 양도소득세가, 수증자에게는 채무를 제외한 증여재산에 대해 증여세가 발생합니다. 이 또한 단순증여와의 세액 비교를 통해 유불리를 판단할 수는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부담부증여 시 승계한 부채는 과세관청이 주기적으로 사후관리합니다. 이후 승계한 부채를 대신 상환해줌으로 인해 추가 증여세를 납부하게 된다면 불필요한 양도소득세만 더 부담한 결과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증여를 계획하고 있는 주택은 빌라지만 몇년간 전혀 거래가 없었습니다. 이 경우 시가 판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증여일을 기준으로 전 6개월, 후 3개월 내에 해당 공동주택에 유사 매매사례 가액이 있거나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매년 공시하는 주택의 기준시가를 시가로 보고 있습니다.”
- 현재 주택의 기준시가보다 전세 보증금액이 더 큽니다. 이 경우 부담부증여를 한다면 증여세는 전혀 없는 것인지요.
“증여 부동산의 기준시가보다 포함된 부채가액이 더 큰 경우 기준시가가 아닌 부채가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며 이때 증여세는 없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증여 부동산이 1가구 1주택이 아니라면 전세 보증금을 양도가액으로 하여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양도소득세 계산 시 취득 당시 실제 부담했던 가액이 아니라 취득 당시의 기준시가를 취득가액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 전세 보증금이 있는 주택을 증여할 경우 무조건 부담부증여로 신고해야 하는지요.
“전세 보증금을 증여자가 반환하는 조건으로 증여한다면 단순증여도 가능합니다.”
권태우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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