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부당한 업무지시, 예배 강요…피해는 입소자들에게
[KBS 광주] [앵커]
전남의 한 정신요양시설에서 불거진 성폭력 의혹과 시설 측의 부적절한 대응에 관해 어제 보도했는데요.
해당 시설 경영진이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고 종교가 없는 직원에게 예배 참여까지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한 정신요양시설에서 일했던 A 씨.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제초 작업을 수시로 해야 했고, 또 다른 직원들도 작업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정화조 청소나 페인트 작업을 했습니다.
[A 씨/전 시설관계자/음성변조 : "금방 금방 (잡초가) 자라더라고요, 거기가. 그래서 한여름에 자주자주 했던 것 같아요, 평소보다."]
지난 3월 주방 직원 3명이 잇따라 그만뒀지만 사람이 구해지지 않자 석 달 넘게 직원들이 돌아가며 주방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A 씨/전 시설관계자/음성변조 : "양해는 양해인데 싫죠, 솔직히. 사회복지하고 그런 일 하라고 뽑은 사람들이 이제 설거지를 하고 주방업무 도와주고 있으니 가족들(거주자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거긴 한데..."]
매주 월요일에는 시설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30분~1시간 정도의 예배를 하는데, 무교인 직원들까지 참여해야 했습니다.
[B 씨/전 시설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기독교 이념으로 설립된 거고, 내 아버지 때부터 하던 거다. 싫은 사람이 있으면 그냥 시설 나가라... 분명히 강제성이 있고."]
실제 예배 시간에는 직원 1명이 170여 명에 이르는 입소자들을 챙겨야 했는데, 이때 입소자 간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C 씨/전 시설관계자/음성변조 : "대놓고 만지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그동안에는 무방비인 거예요.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이에 대해 시설 측은 설거지나 제초 작업 등은 원활한 시설 운영을 위해 직원들이 일을 나눠 한 것이고, 취업 규칙상 본래 업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예배 시간 입소자 방임 문제에 대해서는 예배에 참석하는 직원 수를 조정하겠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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