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철의 마법 같은 9회 결승타…2만여 LG 팬의 심장을 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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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잠실 일대는 온통 검정과 빨강, 그리고 노란색으로 일렁였다.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광점퍼를 입고, 노란색 머플러를 두른 엘지(LG) 트윈스 팬들의 모습이었다.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이 열린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2만3750명이 꽉 들어찼고, 대부분 엘지 팬들이었다.
순간 2만여명의 엘지 팬들은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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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잠실 일대는 온통 검정과 빨강, 그리고 노란색으로 일렁였다.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광점퍼를 입고, 노란색 머플러를 두른 엘지(LG) 트윈스 팬들의 모습이었다.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이 열린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2만3750명이 꽉 들어찼고, 대부분 엘지 팬들이었다. 방문 팀 응원석인 3루석까지 장악해 마법봉을 휘두르는 케이티(KT) 위즈 팬들은 1000명도 안돼 보였다. 엘지 선수 못지 않게 엘지 팬들도 한국시리즈를 기다렸고, 그만큼 간절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때 백투백 끝내기 홈런(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마해영)을 맞고 분루를 삼킨 뒤 21년 만의 파이널 무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면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왕좌 탈환이 더욱 기대되던 터였다.
“무적 엘지”의 함성이 잠실야구장을 삼켰지만 엘지는 이날 웃지 못했다. 여러 차례 호수비도 나왔으나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졌다. 2-2 동점이던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2사 뒤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주고 문상철에게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두들겨 맞았다. 순간 2만여명의 엘지 팬들은 침묵했다. 2-3 패배.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4.4%(39회 중 29회·1982년 무승부 제외)다.
경기는 초반부터 과열됐다. 두 팀 모두 실책을 쏟아냈다. 1회초 무사 1루서 김상수가 2루 도루를 감행할 때 엘지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순식간에 무사 3루가 됐다.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김상수는 홈을 밟아 케이티는 가볍게 선취 득점을 했다. 1회말 1사 1, 3루 때는 엘지 4번 타자 오스틴이 친 공이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으나 케이티 2루수 박경수가 더듬었다.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오지환의 안타 이후 문보경의 외야 희생 뜬공으로 역전까지 됐다.
케이티는 4회초 1사 1, 2루서 장성우의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췄으나 이때 1루 주자였던 알포드의 판단 착오로 홈에서 아웃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케이티는 이날 2회초 무사 1, 2루서는 문상철의 희생번트가 엘지의 삼중살 수비로 연결됐고, 7회초 2사 1, 2루서는 대타 김민혁의 우전 안타 때 2루 주자 장성우가 홈에서 아웃되는 등 주루 플레이에 허점을 드러내며 득점에 연달아 실패했다.
엘지는 실책이 4차례 나오기는 했으나 3회초에는 3루수 문보경, 6회초 2루수 신민재, 좌익수 문성주의 호수비가 연이어 나오면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상철의 결승타는 수비수가 잡을 수 없는 타구였다.
두 팀 선발로 나선 케이시 켈리(LG)와 고영표(KT)는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냈다. 켈리는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 했다. 고영표 또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이후부터는 불펜 어깨 싸움이 빚어졌다. 케이티는 플레이오프부터 호투 중인 손동현, 박영현으로 남은 3이닝을 틀어막았고, 엘지는 이정용, 함덕주에 이어 고우석을 내세웠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고개를 떨궜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8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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