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자지구 ‘갈라치기’…북부 고립 심화

김서영 기자 2023. 11. 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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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봉쇄에 도로 파괴, 팔 주민들 남부 피란 어려움
네타냐후 “인질 석방 안 되면 휴전은 없다” 다시 선 그어
폭격 피해 달아나는 팔 아이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의 어린이들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포위를 위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전략을 펴면서 시가전을 앞둔 북부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몇시간 동안 지상군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자시티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 밤부터 하마스 야전 사령관을 다수 제거했다”며 “하마스의 반격 능력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지하 터널을 보일 때마다 없애고 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하마스 관련 표적 약 450개를 폭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5일 가자지구 중부를 가로질러 지중해까지 진군해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했다고 밝혔다. 당시 하가리 소장은 “오늘날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지구 남부가 있다. 지금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가자시티 시가전이 48시간 이내로 임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6일 밤 북서부에 집중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개전 이래 최대 수준이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가자시티 서쪽 해변에 위치한 알샤티 난민촌이 대규모 공습을 받았다. 한 주민은 “이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왔지만 난민촌의 밤은 끔찍했다”며 “한 방향에서는 공습이 날아오고 다른 방향에서는 군함이 있었다”고 CNN에 말했다. 병원의 피해도 이어져 알시파 병원은 태양광 패널이 파괴됐으며, 알쿠드스 병원 주변도 폭격을 입었다. 중부에서도 알마가지 난민촌과 알부레지 난민촌이 공습을 받았다.

더 강력히 봉쇄된 가자시티에서는 병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알쿠드스 병원의 연료는 48시간 이내로 고갈돼 발전기는 멈출 상황이고, 알아우다 병원 또한 8일 밤 이후로 폐쇄될 수 있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전했다. 이스라엘이 알시파 병원·인도네시아 병원 등 의료시설의 지하를 하마스 근거지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가자시티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병원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북부의 고립이 더 심화하면서 주민들의 삶 또한 가혹해졌다. 최근 유엔은 이스라엘의 대피령을 따르지 않고 북부에 남아 있는 민간인이 30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난민이 된 이들이 주로 머무는 유엔 보호소는 초과밀 상태다. 공중보건도 붕괴해 보호소에선 급성호흡기 감염, 피부 감염, 설사, 수두 등이 번지고 있다. 상당수가 굶주리고 있어 대규모 아사도 우려된다. 줄리엣 투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대변인은 “가자지구는 한 달 동안 지옥이었다. 매일매일 한 단계 더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부 주민들이 남부로 대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북부와 남부를 잇는 주요 도로가 파괴된 데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안전하게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단 4시간 동안 통로를 열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날 약 5000명만이 북부에서 남부로 이주했다. 아동, 노인, 장애인을 포함한 온 가족이 소지품을 손에 들고 장거리를 걸어서 이동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반적 (의미의) 휴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6일 미국 ABC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인질 석방이나 구호품 전달 등을 위해 “전술적 일시 중지”는 검토할 것이나, “인질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 휴전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안보를 무기한으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향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치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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