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계속된다' '삼중살 역적→역전 2루타 영웅' '홀드왕 KS 마무리 데뷔 성공' KT 3-2 역전승. LG팬 점령한 잠실에서 승률 74.4% 가져갔다[KS1 잠실 현장 리뷰]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가 역대 6번째 업셋 우승을 위한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 정규리그 2위이자 플레이오프 승리팀인 KT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우승팀인 LG 트윈스와이 한국시리즈 1차전서 9회초 문상철의 역전 2루타를 앞세워 3대2로 승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4.4%다 프로 원년인 1982년 무승부를 제외하고 1차전 승리팀이 29번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단일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정규리그 우승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84.4%(32회 중 27회. 1999, 2000년 양대리그 제외)다. 즉 플레이오프 승리팀의 우승은 5번 뿐. 1989년 해태 타이거즈(2위), 1992년 롯데 자이언츠(3위), 2001년 두산베어스(3위), 2015년 두산 베어스(3위), 2018년 SK 와이번스(2위)가 업셋 우승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올시즌 꼴찌에서 2위까지 기적을 만들었던 KT는 플레이오프에서도 NC 다이노스에 1,2차전을 먼저 패해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후 3,4,5차전을 내리 이기는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제 기적의 완성인 우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LG는 정규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만든 9명의 주전이 그대로 나왔다.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LG가 내놓을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이다.
홍창기는 출루율 4할4푼4리와 109득점으로 출루율-득점 2관왕에 올랐다. 또 타율 3할3푼2리로 4위, 174안타로 3위에 오르는 등 출루에서는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해민은 체력 안배 등의 이유로 올시즌 주로 하위 타선에서 활약했다. 올시즌 유일한 전경기 출전자다. 타율 2할8푼5리, 138안타 6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26개를 올렸다. 희생번트를 24개로 가장 많이 성공시켰다.
김현수는 133경기서 타율 2할9푼3리 143안타 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 팀 타격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오스틴은 그야말로 복덩이다. 그동안 LG의 '외국인 타자 저주'를 끊어냈다. 타율 3할1푼3리, 163안타, 23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0.517) 3위, 최다안타 4위를 기록했다.
오지환은 최고의 유격수로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면서도 꾸준히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타율 2할6푼8리, 113안타 8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했다.
문보경은 타율 3할1리를 기록하며 지난해(0.315)에 이어 2년 연속 3할을 기록하며 확실히 3루수 주전 자리를 굳혔다. 10개의 홈런으로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문보경은 72타점으로 팀내 타점 4위에 올랐다.
박동원은 '효자 FA'가 됐다. 타율은 2할4푼9리로 정확성은 떨어졌지만 20개의 홈런으로 하위 타선에서 힘을 보였다. 75타점으로 팀내 타점 3위를 기록했다. 상위 타선에서 넘겨준 찬스에서 홈런으로 타점을 쓸어담은 결과다.
문성주는 올시즌 타율 2할9푼4리 132안타 2홈런 57타점 77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장외 타격왕으로 활약하다가 막판 체력이 떨어지며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던 문성주는 올해는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타격 19위, 득점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민재는 LG의 고민이었던 2루수를 해결한 인물이다. 그동안 주로 대주라로만 뛰었으나 염 감독의 눈에 띄어 2루수를 놓지 않았고 올해 잡은 기회를 주전으로 만들어냈다. 32개의 도루를 기록해 도루 2위까지 기록하며 올해 LG의 최고 히트작이 됐다. 초반엔 수비가 지적받기도 했지만 갈수록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며 지금은 수비 때문에라도 2루수로 나가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이 라인업을 구성하며 "한국시리즈 내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면서 "5번 오지환-6번 문보경만 둘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는 있다"라고 했다. 정규리그에서는 투수에 따라 포수 허도환이 선발로 나서기도 했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박동원이 전 경기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박경수(2루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 때 다이빙 캐치 후 내전근이 좋지 않아 4,5차전서 선발에서 제외됐던 박경수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땅볼 투수이고 LG에 왼손 타자가 많아 오윤석 보다는 수비가 좋은 박경수를 스타팅으로 냈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 주로 8번을 치던 배정대를 6번으로 올리며 타격을 강화했다. 이 감독은 "배정대가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래서 2번으로 올릴까도 생각했는데 부담을 느낄 수도 있고 황재균도 타격이 좋아 6번에 뒀다"ㄹ고 설명했다.
1차전 선발은 LG 케이시 켈리와 KT 고영표다.
켈리는 LG의 에이스 중에 에이스다. 올시즌까지 5년 연속 LG에서 뛰고 있는 LG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투수다. 2019년 14승을 시작으로 2020년 15승, 2021년 13승을 거둔 켈리는 지난해엔 16승으로 다승왕을 거뒀다. 올시즌엔 기복을 보이며 교체 얘기까지 나왔지만 10승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178⅔이닝으로 이닝수로는 2019년(180⅓이닝) 이후 최다 이닝을 던지며 팀에 일조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가득하다. 2년전인 2021년 시즌 중 아들이 미국에서 태어났는데도 팀의 우승을 위해 가지 않고 뛰었을 정도다.
LG가 가장 믿는 '빅 게임 피처'다.
2019년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발등판해 6⅔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았다.
그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6이닝 5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2-2 동점에서 물러난 뒤 팀이 후반에 점수를 뽑아 승리했다.
2021년 1패를 한 상황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와서는 5⅔이닝 5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1승1패를 만들었다.
지난해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팀의 6대3 승리를 이끌었으나 1승2패로 몰린 4차전에서 사흘 쉬고 나흘만에 등판해 5이닝 동안 6안타(1홈런) 2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팀이 1대4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 경기가 켈리의 KBO리그 포스트시즌 첫 패전이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6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23의 좋은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
LG가 2차전에 최원태, 3차전 임찬규를 내세우는데 KT의 예상 선발이 2차전 윌리엄 쿠에바스, 3차전 웨스 벤자민 등 외국인 에이스라 LG로선 1차전을 승리해야 국내 선발들이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올시즌 KT전엔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개막전서 5⅓이닝 8실점(6자책)의 충격적인 부진을 보였던 켈리였다. 두번째 대결인 7월 6일 잠실 경기서도 5⅔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후반기에 좋았다. 9월 6일 수원 경기서는 7이닝 2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9월 27일 잠실경기서는 7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로선 후반기에 보여준 KT전을 믿어야 할 듯.
KT의 고영표는 플레이오프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다. KT가 2패로 벼랑끝에 몰렸을 때 3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3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로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아들의 첫 생일에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는 의미있는 날을 보냈다.
시즌 막판 타구에 팔을 맞아 플레이오프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당시 충격으로 인해 통증이 어깨로 올라가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다행히 3주간의 휴식기 덕분에 통증이 줄어 투구가 가능해졌고, 좋은 컨디션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었다.
고영표는 2021년 한국시리즈에선 불펜 투수로 나섰다. 그해 선발 투수로 11승을 올렸지만 이강철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는 그에게 불펜 임무를 맡긴 것. 확실하게 믿을 불펜 자원이 없다고 판단한 이 감독이 가장 안정적인 고영표에게 중간 계투 역할을 맡겼고 이는 대 성공으로 이어져 KT는 두산 베어스에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한 고영표는 이번엔 선발로 나섰으나 아쉬운 결과를 만났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승1패에서 3차전에 나선 고영표는 2⅓이닝 동안 6안타(1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되고말았다.
올해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구위를 회복했고,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이번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차전서 105개의 공을 뿌린 뒤 나흘 휴식 후 등판.
올해 LG전에선 성적이 좋지 못하다. 4경기(3선발)서 2패에 평균자책점이 7.36으로 9개구단 상대 중 가장 나쁘다. 5월 18일 잠실경기서 4⅔이닝 12안타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7월 26일 수원 경기에선 7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보였다. 9월 7일 수원 경기서 6이닝 10안타 6실점 패전.
2021년엔 6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기에 KT팬들로선 '어게인 2021'을 기대할 듯.
보통 한국시리즈 1차전은 초반 투수전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오프 승리팀 타자들이 타격 감각이 좋아도 1위팀 1선발의 구위에 눌리고, 1위 팀 타자들은 오래 쉰 탓에 타격 감각이 무딘 상황이라 초반 타격이 좋지 않기 때문.
그런데 2023 한국시리즈는 1회부터 타격전으로 점수를 뽑았다.
1회초 선두 김상수가 중전안타를 뽑았고 곧바로 2번 황재균의 초구에 2루 도루를 했다. 이 감독이 잘 구사하는 히트앤드런 작전이 초구에 들어갔는데 황재균이 커브에 헛스윙을 했고, 2루로 달린 김상수는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3루까지 갔다. 무사 3루의 찬스에서 황재균이 유격수앞 땅볼을 쳤고, 그사이 김상수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켈리는 동요하지 않았다. 3번 알포드를 한국시리즈를 위해 준비한 새 무기 139㎞의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4번 박병호도 137㎞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LG가 곧바로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었다. 고영표에 강한 모습을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여줬다. 선두 홍창기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2번 박해민이 우전안타 3번 김현수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아쉬운 실책이 나왔다. 4번 오스틴이 친 강한 타구가 수비 시프트로 2루 옆쪽에 있던 2루수 박경수 쪽으로 와 병살코스.
그런데 '수비장인' 박경수가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떨어뜨렸고, 다시 2루로 글러브 토스를 한 것도 유격수 김상수가 맨손으로 잡다가 놓쳤다. 모두 세이프. 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온 박해민도 2루를 보고 두팔 벌려 세이프를 선언하며 홈을 밟았다. 1-1. 이어진 1사 1,2루서 5번 오지환의 우전안타로 만루가 이어졌다. 자칫 빅이닝이 만들어지며 1회에 승부가 결정날 수도 있는 상황.
6번 문보경이 친 타구가 우측으로 크게 날아갔지만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돼 2-1 역전. 7번 박동원은 3루수앞 땅볼에 그쳤다.
2회초 KT의 찬스가 한순간에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선두 5번 장성우가 3루수 문보경의 실책으로 출루하며 다시 흐름이 KT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6번으로 올라온 배정대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서 7번 문상철의 타석. 이 감독은 문상철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내렸고 문상철은 초구에 번트를 댔다. 그런데 타구가 바로 앞에 떨어지더니 멈췄다. 포수 박동원이 곧바로 잡고는 3루로 던졌고, 3루에서 공잡은 오지환이 1루로 던져 병살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때 2루로 갔던 배정대가 3루가 빈 것을 보고 3루로 달렸다. 번트 타구를 잡으려고 앞으로 달려왔던 문보경이 빠르게 3루로 돌아왔고 가까스로 태그아웃. 트리플 플레이, 삼중살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공식 기록은 문상철의 병살타와 배정대의 주루사.
LG도 2회말 득점 찬스를 만들었으나 한방을 치지 못했다. 선두 문성주가 유격수앞 땅볼에 그친 뒤 9번 신민재가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1번 홍창기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2아웃. 2번 박해민이 고영표의 몸쪽공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고 나갔다. 2사 1,2루의 찬스에서 김현수가 친 공이 1루수앞 땅볼이 됐다.
금방 몇 점씩 나며 타격전이 될 것 같던 경기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3회초 KT 공격은 8번 박경수와 9번 조용호가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난 뒤 1번 김상수가 3루수 앞 땅볼로 아웃돼 삼자범퇴로 끝났고, LG 역시 4번 오스틴이 투수앞 땅볼, 5번 오지환이 1루수 라인드라이브, 6번 문보경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초 다시 KT에 환호와 탄식이 울렸다. 선두 2번 황재균과 3번 알포드가 연속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4번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5번 장성우가 우중간 안타를 쳤다. 2루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아 2-2 동점. 1루주자 알포드가 3루까지 진루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오지환의 홈송구가 어이없게 옆으로 빠지고 말았다. 3루에 있던 알포드가 홈에 뛰어 들까 말까 백네트 쪽에 투수 켈리가 백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포기. 그런데 켈리가 포수 박동원에게 던진 공이 또 미트를 맞고 옆으로 빠졌다. 이때 알포드가 홈으로 뛰어들었다. 1루주자 오스틴이 홈 커버를 왔고 박동원의 토스를 받아 태그 아웃. 이어진 2사 2루서 배정대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결국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시 4회말 LG가 앞서나갈 기회를 얻었다. 1사 1루서 9번 신민재의 좌전안타로 1,3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1루주자 문성주가 고영표의 여러차례 견제를 뚫고 1B2S에서 4구째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유격수가 2루 커버를 올 때 신민재가 밀어쳤다. 타구가 딱 유격수 자리로 날아가 안타가 됐고, 짧은 안타였지만 스타트를 끊은 문성주가 3루까지 안착.
하지만 믿은 출루왕 홍창기가 1루수앞 땅볼에 그쳤고, 이어진 2사 2,3루서 박해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큰 위기를 벗어난 고영표는 세리머니를 별로 하지 않는 그였지만 이번엔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멋진 세리머니를 펼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KT는 5회초 문상철이 삼진, 박경수가 우익수 플라이, 조용호가 삼진을 당하며 삼자범퇴로 끝났다. LG는 5회말 4번 오스틴과 6번 문보경의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으나 박동원이 3구 삼진을 당하며 또한번 찬스를 날렸다.
1회만 해도 선발 투수가 5회까지는 던질 수 있을까 했는데 둘 다 6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6회초엔 LG 수비수들이 켈리의 호투를 도왔다. 1사후 황재균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끝까지 쫓아가 밴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잡자 마자 1루로 던져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어 알포드의 타구는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 2루타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좌익수 문성주가 전력질주해 따라오더니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아냈다. 모두가 감탄. LG 선수들 모두가 더그아웃 앞에서 문성주를 기다리며 그의 수비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고영표도 6회를 잘 넘겼다. 8번 문성주를 우익수 플라이, 9번 신민재를 투수앞 땅볼, 1번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고퀄스'라는 별명 답게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에서도 6이닝 7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회초 KT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1사후 장성우가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LG 선발 켈리의 임무도 여기까지. LG는 이정용을 두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6번 배정대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1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7번 문상철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스가 이대로 무산되나 했다. 이때 이강철 감독은 박경수 대신 대타로 김민혁을 냈다. 그리고 김민혁은 기대대로 깔끔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2루주자 장성우의 주루와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 대결. 홍창기의 송구가 조금 더 빨리 포수 박동원에게 도착했고, 결과는 아웃. 장성우가 세이프를 주장해 비디오판독이 이뤄졌고, 박동원의 미트가 장성우의 허벅지에 닿는 동안 장성우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은듯했다. KT 선수들이 모두 세이프를 주장했지만 비디오판독센터에서 들려온 판독 결과는 아웃이었다. KT 선수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그아웃에 잠시 동안 그대로 서서 항의를 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켈리는 6⅓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로 1선발의 임무를 다했다. 이정용도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위기를 잘 넘겼다.
KT는 7회말부터 최강의 필승조를 가동했다.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라 그가 왜 MVP인지를 직접 LG 타자들에게 보여줬다. 2번 박해민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낸 손동현은 김현수와 오스틴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끝냈다.
LG는 8회초 두산시절 한국시리즈 세이브 경험이 있는 함덕주를 올렸다. 9번 조용호가 1루수 앞 땅볼, 1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로 잡혔으나 황재균이 중전안타를 치며 2사 1루. 알포드가 풀가운트 승부를 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말에도 손동현이 그대로 버텼다. 그리고 LG는 오지환이 3루수 플라이, 문보경이 중견수 플라이, 박동원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손동현은 2이닝 동안 22개를 던지며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46㎞의 빠른 직구에 LG 타자들이 전혀 반응을 하지 못했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KT는 선두 4번 박병호가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염경엽 감독이 주의해야 할 타자로 지목했던 박병호였지만 이날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에 그쳤다. 2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첫 타석에서도 실책으로 출루했던 장성우는 잘 쳤지만 좌익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 6번 배정대가 볼넷을 고른 뒤 7번 문상철의 타석. 2B2S에서 154㎞의 직구를 파울로 걷어낸 문상철은 이어 온 133㎞의 커브를 기가막히게 때렸고 좌측으로 크게 날아갔다. 홈런인듯 했으나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진 2루타. 그사이 배정대가 홈을 밟았고, 홈 송구가 뒤로 빠진 사이 문상철은 3루까지 달렸다. 2-2의 팽팽하던 승부가 깨졌다. 희생번트를 실패했던 문상철이 결정적인 2루타로 팀을 살린 것. 이어 대타 오윤석이 나왔으나 삼진.
9회초 마무리로 박영현이 등판했다. LG는 선두 8번 문성주가 친 타구가 박영현의 왼쪽 다리를 맞고 1루쪽으로 굴절됐다. 박영현이 끝까지 쫓아가 타구를 잡았고 마침 달려온 문성주를 태그아웃. 트레이너가 나와 체크한 뒤 박영현은 투구를 이었다. 신민재는 2루수앞 땅볼.
출루왕과 홀드왕의 마지막 대결. 박영현이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손동현이 한국시리즈 첫 승리투수가 됐고, 박영현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챙겼다.
경기후 패장 염경엽 감독은 "꼭 이기고 싶었느데 져서 아쉽다. 어쩔 수 없다.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자기 역할을 해줬다. 타석에서 추가점을 못뽑은게 어려워졌다"면서 "경기감각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내일 경기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5타수 무안타에 그친 출루왕 홍창기에 대해 "첫 게임 끝났기 때문에 내일부터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한 염 감독은 "타순은 그대로 간다"라고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염 감독은 실책에 대해 "득점하고 크게 연결된 부분이 없어서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안던져야할 공들을 던지면서 실책들이 일어났다. 내일 경기에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염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는데 위축된 것 같다. 이기는 경기를 못보여드려서 죄송스럽다"면서 "내일 경기는 분명히 잘해서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9회초 역전타를 맞은 고우석에 대해 염 감독은 "몸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 문상철이 실투를 잘 쳤다"며 "구위는 나쁘지 않은데 그 실투 하나가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도 괜�S을 거 같다. 고우석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계속 우리 세이브 투수로서 다음 경기에 잘해줄 거라고 본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승장 이강철 감독은 "초반에 빠르게 승기를 가져와서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는데 잘 안되면서 끌려가는 경기가 됐다"면서 "고영표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잘 버텨줬고 손동현 2이닝을 막은 게 컸다. 마지막까지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문상철의 마지막 장타가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경기를 평했다.
자칫 문상철이 김민혁으로 교체될 뻔했었다. 이 감독은 "김민혁을 먼저 쓸까 했는데 그 뒤에 타순도 안 좋아서 문상철을 그대로 가고 그 다음에 김민혁을 썼다. 문상철을 남겨둔게 결과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문상철의 2회초 번트 삼중살은 작전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거기서 누가 번트 사인을 내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본인이 좀 의외로 역으로 한거 같다"고 했다. 이어 "1회에 영표 공을 보고 1점 싸움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배정대와 문상철에게 번트를 대지 않고 공격적으로 쳐라고 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이 감독은 "만약에 경기에서 졌다면 내가 사인을 냈다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상철이가 잘해서 사실대로 말해도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9회말 마무리 상황에서 김재윤이 아닌 박영현이 나온 것은 의아했다. 이 감독은은 "타순에 따라 누가 나가는지 미리 짜놨다"면서 "오늘은 연장을 생각 안할 수 없어서 11회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김)재윤이를 남겨뒀다"고 박영현이 마무리로 나온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포수장성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보시다시피 장성우만 쓰고 있다. �E 수가 없다"면서 "공격은 공격대로, 포수는 포수대로 볼 배합도 너무 잘해주고 있다.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극찬했다.
멋진 역전 2루타로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은 문상철은 2루타를 친 비결을 묻자 "고우석은 국내에서 직구구위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타이밍을 빨리 잡았다"라면서 "2스트라이크 이후 두가지 중 하나를 노릴 수는 없었다. 빠른 공에 맞춰서 준비하고 칠 수 있는 존을 설정해서 거기 오면 자신있게 치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규리그에서 고우석을 상대로 3타수 3안타인 것에 대해서는 "들어갈 때마다 항상 공이 좋은데 결과가 좋았다"라며 "또 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직구가 워낙 빨라 늦지 않게 치려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삼중살에 대해서는 "사실 사인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문상철은 "내 생각엔 빨리 동점을 만들기 위해 번트를 댔다"라고 했다. 이어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형들이나 코치님들에 한개만 치면 된다고 나에게 찬스가 올거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물론 쉽게 잊혀지지 않았지만 빨리 비워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1회를 넘기고 끝내 6회까지 던지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고영표는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 더욱 더 팀과 승리, 두가지만 생각하고 던진다"라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팀 다 어수선한 플레이들이 나왔는데 그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는 던져서 분위기를 내주지 않고 지키는 것이다. 그것에 집중했다"이라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플레이오프 5차전 리뷰 KT 3-2 NC 승리투수:손동현, 세이브:김재윤, 패전투수:김영규
정규리그에서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들었던 KT 위즈가 플레이오프에서도 2연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0-2로 뒤지다가 5회말 대타 김민혁의 극적인 2타점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든 뒤 6회말 박병호의 땅볼로 결승점을 얻었고,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으로 NC 타선을 막아내 3대2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한 경우는 17번. 이 중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단 두번으로 확률은 11.8%에 불과했다. 그 11.8%의 희박한 확률을 '기적의 팀' KT가 뚫어낸 것. 1996년 현대, 2009년 SK에 이어 KT가 세번째로 그 기적을 이룬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KT는 2021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두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 2018년부터 이어온 2위팀 탈락의 저주도 끊어냈다.
이번 플레이오프 MVP는 KT 중간 투수 손동현이 선정됐다. 5경기 모두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71표 중 54.9%인 39표를 받았다. 손동현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배정대가 17표, 쿠에바스와 박영편이 5표씩, 김민혁이 3표, 장성우가 2표를 얻었다.
KT는 4차전과 같은 라인업을 준비했다.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 4차전서 홈런 3개에 14개의 안타를 때려낸 타순이니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 박경수는 경기 후반 대수비로 들어갈 예정.
NC는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서호철이 2번으로 올라오고 마틴이 6번으로 내려간 것.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권희동(좌익수)-마틴(중견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의 주전은 그대로인데 타순만 바꾼 것. 5차전 선발이 불발된 페디는 대신 중간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 감독이 밝혀 페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2차전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KT 벤자민과 NC 신민혁의 두번째 대결. 1∼4차전 모두 선취점을 뽑은 팀이 모두 이겼기 때문에 이번 경기도 어느 팀이 선취점을 뽑느냐가 중요했다.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1,2회는 두 팀 모두 삼자범퇴로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더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런 투수전에서 승부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홈런, 볼넷, 실책. 이날의 첫 방향타는 실책이었다.
3회초 1사후 8번 김형준의 평범한 땅볼을 달려나오던 KT 유격수 김상수가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뒤로 빠뜨렸다. 실책. 이어 9번 김주원이 친 타구는 이번엔 느리게 유격수 쪽으로 굴러갔다. 다시 한번 김상수가 달려나와 글러브를 땅에 댔으나 글러브가 조금 높았고 공이 그대로 흘러 나갔다. 또 한번의 실책으로 무사 1,2루. 벤치에서 마운드에 나가 벤자민을 진정시켰으나 이 기회를 NC가 놓치지 않았다. 1번 손아섭이 좌전안타를 쳐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2번 서호철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1-0.
이어진 2사 1,3루서 3번 박민우가 2B2S에서 5구째 몸쪽 커브를 볼로 판단했으나 주심은 삼진을 선언. 박민우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으나 당연히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KT가 3회말 반격을 해야했으나 신민혁이 너무 단단했다. 7번 오윤석이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고 8번 배정대가 우익수 플라이, 9번 조용호가 2루수앞 땅볼로 아웃되며 또 삼자범퇴가 됐다.
4회초 NC가 또한번 찬스를 잡았다. 4번 박건우가 삼진, 5번 권희동이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으나 6번 마틴이 좌전안타를 때렸다. 좌익수 알포드가 짧은 안타를 다이빙 캐치하려다 뒤로 빠뜨렸고 이사이 마틴이 2루까지 달려 2루타. 그러나 7번 오영수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
KT는 타순이 한바퀴 돌았지만 여전히 신민혁 공략에 애를 먹었다. 1번 신민혁과 2번 황재균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데다 3번 알포드가 잘 맞힌 타구가 3루수 서호철의 다이빙 캐치에 빨려들어가며 라인드라이드 아웃.
5회초에도 NC는 벤자민을 두들겼다. 선두 8번 김형준이 우월 2루타로 무사 2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김주원의 우익수 플라이로 1사 3루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타격왕 손아섭의 타석. KT는 전진수비를 펼쳤으나 손아섭의 빠른 타구는 유격수 김상수를 지나갔다. 1타점 좌중간 안타. 2-0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NC의 흐름으로 가는 경기.
그런데 한순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5회말 4번 박병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KT는 13명 연속 범타. 5번 장성우가 고대하던 첫 안타를 쳤다. 우월 2루타. 발이 느린 장성우지만 여유있게 2루까지 달려갔다. 2차전서 유일하게 안타를 쳤던 문상철의 타석이 오자 NC 김수경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신민혁을 다독였다. 이때 신민혁의 투구수는 57개.
문상철이 또 한번 신민혁 공략에 성공했다. 좌전안타를 쳐 1,3루를 만들었다. 절호의 찬스가 오자 이 감독은 오윤석 타석에 대타 김민혁을 기용했다. 김민혁은 침착하게 풀카운트 승부를 했고 6구째 가운데로 몰린 128㎞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때려내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1루주자 문상철마저 전력질주해 홈으로 들어와 2-2 동점.
포스트시즌에서 16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렸고, 이날만 13명을 연속 범타로 막았던 신민혁이 3연속 안타로 2실점하며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NC는 더이상 흐름을 내주면 안된다는 판단에 곧바로 투수를 왼손 김영규를 올렸다. 김영규가 위기를 막아냈다. 8번 배정대를 풀카운트 승부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9번 조용화의 대결에서도 폭투로 주자를 3루로 보내긴 했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NC도 6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KT도 필승조를 가동했다.
선두 4번 박건우가 우전안타를 쳐 무사 1루. 5번 권희동 타석 때 초구 볼이 나오자 포수 장성우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리고 투-포수가 얘기를 나누고 장성우가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김태한 투수코치가 더그아웃에서 나왔다. 주심에게 다가가 공을 받아들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교체 신호였다. 조금 어리둥절한 상황이지만 벤자민은 이내 수긍하고 내려왔다. 두번째 투수는 손동현이었다.
권희동이 손동현의 초구이자 자신의 2구째에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루 NC가 앞서갈 득점권 찬스를 잡았지만 마틴이 중견수 플라이, 오영수가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리드를 잡는데 실패했다.
위기 뒤 찬스. KT가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실책 2개로 선취점을 내줬던 선두 김상수가 우중간 안타를 치며 이날 처음 선두 타자 출루를 이루며 기회를 만들었다. 곧바로 NC는 류진욱으로 투수 교체. 하지만 2번 황재균이 우중간 안타를 쳐 1,3루의 찬스를 이었다. 3번 알포드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박병호가 초구 145㎞의 직구를 친 것이 2루수 정면. 2루수 박민우는 홈이 아닌 2루를 택했고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그사이 3루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3루서 장성우가 1루수앞 땅볼로 물러나 이닝 종료.
NC는 7회초 2사후 손아섭이 좌측 2루타를 쳐 동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서호철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아쉽게 물러났다.
KT는 8회초 홀드왕 박영현이 올라왔다. NC의 3,4,5번을 상대해야 하기에 가장 중요한 이닝이라 할 수 있었다. 박영현은 거침없었다. 박민우를 2루수앞 땅볼, 박건우를 우익수 플라이, 권희동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끝내며 홀드왕의 위용을 뽐냈다.
마지막 9회초. KT는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다. NC의 파란만장했던 2023의 마지막 이닝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마틴이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고, 오영수가 잘친 타구가 달려나온 우익수 송민섭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김형준의 타석. 홈런을 쳤던 그이기에 NC팬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친 것이 투수 김재윤의 앞에 떨어졌고 김재윤이 침착하게 1루로 던져 아웃.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붙을 팀이 KT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던 페디는 경기 중에 불펜으로 이동해 등판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지만 리드를 당하면서 끝내 등판하지 않았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움직여봤는데, 상황이 어렵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투입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리뷰 KT 11-2 NC 승리투수 : 쿠에바스, 패전투수 : 송명기
결국 5차전이다. KT 위즈가 홈에서 당한 2연패를 원정에서 2연승으로 되갚아주며 승부를 마지막 5차전까지 이었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3홈런-14안타-11득점을 만든 타선의 대폭발과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투혼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11의2 대승을 거뒀다.
KT는 그동안 막혔던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면서 5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홈런 2개 등 9안타를 초반에 집중시켜 4회까지 8-0의 여유있는 리드를 잡아 경기를 쉽게 끌고 갔다.
쿠에바스는 1차전의 부진을 놀라운 '기적투'로 자신이 승률 100% 투수임을 입증했다. 5회까지 안타나 볼넷도 주지 않고 실책 하나로 출루시킨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8-0의 큰 리드 속에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무4사구에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 4차전 MVP가 되며 100만원 상금도 받았다
NC는 선발 송명기가 초반에 무너졌고, 두번째 투수로 준비한 이재학마저 KT 타선을 막지 못한데다 타자들도 쿠에바스를 전혀 공략하지 못해 초반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타순은 변동이 없으나 손아섭이 다시 지명타자로 들어가고 박건우가 우익수 수비에 들어갔다.
KT는 처음으로 주전 멤버가 교체됐다. 2루수박경수가 빠지고 오윤석이 들어왔다.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오윤석이 들어오면서 7번으로 포진됐고, 7번이던 조용호가 9번으로 내려갔다. 박경수는 7회말 선두 마틴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뒤 1루로 정확히 송구해 잡아내면서 여전한 수비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그 수비 여파로 인해 내전근이 딱딱해져 선발 출전이 어려워졌다. 대신 경기 후반 대수비로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KT가 이번엔 첫 득점 기회에서 선취점을 뽑았다. 1회초 선두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스타트가 조금 늦어 송구가 정확했다면 아웃될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김형준의 송구가 원바운드 된 뒤 기다리던 2루수 박민우의 글러브에서 한참 벗어났다. 뒤에 커버온 김주원도 못잡고 중견수쪽으로 굴러갔고 김상수는 3루까지 안착. 무사 3루의 결정적 기회를 얻은 KT는 1사후 3번 알포드가 볼넷을 골라 1,3루를 만들었고 4번 박병호가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1,3루서 5번 장성우가 중견수쪽으로 플라이볼을 쳤다. 조금은 얕은 플라이라 3루주자 알포드가 태그업하기엔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알포드는 중견수 마틴이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달렸고 마틴의 홈송구가 살짝 뒤로 밀린 틈에 먼저 홈을 터치했다. 2-0.
1회말 NC도 기회를 잡았다. 선두 손아섭이 친 타구가 3루수 쪽으로 굴러갔는데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에 맞고 옆으로 나갔다. 3루수 실책. 1차전에서도 황재균이 실책을 한 것이 실점으로 연결된 안좋은 기억이 있었던 쿠에바스이기에 기분 나쁜 출발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오늘 쿠에바스는 달랐다. 침착하게 NC 타자들과 상대했다. 2번 박민우를 3루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3번 박건우를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 4번 마틴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3구 삼진을 잡아냈다.
2회초 KT가 곧바로 추가점도 뽑았다. 박경수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선두 7번 오윤석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유격수 깊숙한 타구에 NC 국대 유격수 김주원이 잘 잡아 송구까지 잘했고 오윤석은 슬라이딩을 했다. 간발의 차로 1루심이 아웃을 선언. 그런데 비디오 판독 결과는 세이브로 번복됐다. 8번 배정대가 우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9번 조용호의 투수앞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1루심이 처음엔 세이프를 선언했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판명. 선발 송명기의 피칭은 여기까지 였다. 강인권 감독이 빠르게 두번째 투수 이재학을 올렸다.
하지만 이재학이 1번 김상수 타석 때 폭투를 하는 바람에 KT는 손쉽게 추가점을 뽑았다. 3-0.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 1사 1,3루가 된 상황에서 2번 황재균이 좌익선상 2루타를 쳐 1점을 더 얻었다. 1사 2,3루의 찬스가 이어졌으나 3번 알포드가 우익수 플라이, 4번 박병호가 삼진을 당해 추가 득점엔 실패.
3회초 또 2점을 더했다. 이번엔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NC 수비진을 넋나가게 했다. 선두 5번 장성우의 안타에 이어 6번 문상철이 투수앞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서 7번 오윤석의 행운의 안타가 나왔다. 가운데로 친 타구가 중견수와 2루수 유격수 사이로 떨어진 것. 이때 오윤석이 2루까지 달렸다. 유격수와 2루수가 타구를 잡으러 가는 바람에 2루가 비어있었는데 2루 커버를 가야할 1루수 오영수가 2루주자의 홈 대시에 대비해 2루와 마운드 사이에서 중계 플레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2루가 빈 것을 본 오윤석이 빠르게 2루까지 달려 1사 2,3루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8번 배정대의 2타점 중전안타로 6-0이 만들어졌다.
4회초에 또 KT는 2점을 뽑았다. 이번엔 대포 두방이 더해졌다. 선두 2번 황재균이 이재학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날려 좌측 담장을 넘겼고, 2사후 5번 장성우가 136㎞의 직구를 잡아당겨 또한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8-0. NC는 이준호가 세번째 투수로 올라와 6번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고 4회초를 마무리 지었다.
KT가 신나게 점수를 뽑는 동안 쿠에바스는 그야말로 NC를 식물로 만들었다. 1회 손아섭에게 실책으로 출루시킨 이후 15명 연속 범타 처리. 5회까지 노히트 노런을 이어갔다. 5회까지 투구수가 57개. 5차전에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사흘 쉬고 1차전, 혹은 나흘 쉬고 2차전에 등판하기 위해 교체를 생각할 수도 있는 시점이 됐다.
6회가 되면 투수가 바뀌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지만 쿠에바스는 6회말에도 또 등판했다. 오랜만에 타석에 나온 박세혁이 삼진을 당했고, 9번 김주원은 1루수앞 땅볼. 이렇게 또 무안타로 6회가 끝나는가 했으나 타격왕이 쿠에바스의 노히트 노런을 막았다. 143㎞의 커터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NC의 19번째 타석만에 첫 안타가 나왔다. 하지만 박민우가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NC는 2차전 4회부터 4차전 6회까지 21이닝 무득점을 이어갔다.
KT는 7회초 NC 이용준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았다. 1사후 대타 김민혁의 볼넷과 오윤석의 좌전안타. 배정대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조용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았고, 곧바로 김상수의 중전안타로 1점을 더해 10-0을 만들었다.
KT도 7회말 드디어 불펜을 가동했다. 10점차의 리드인데 필승조 손동현이 등판했다. 결코 이 승부를 쉽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뜻이 담겨있는 투수 운용이었다. 손동현은 3번 박건우를 중견수 플라이, 4번 김성욱을 2루수앞 땅볼, 5번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NC의 중심타자를 처리하는데 공 7개면 충분했다.
KT의 축제에 알포드도 동참했다. 8회초 드디어 홈런을 쳤다. 이용춘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3B에서 이용준이 던진 4구째 142㎞의 한가운데 직구를 가볍게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11-0. 전날까지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하던 KT 타선과는 전혀 다른 타선이 됐다.
NC도 8회말 지긋지긋하던 무득점을 깼다. KT가 주권을 내자 기다렸다는 듯 안타를 쏟아냈다. 6번 오영수의 좌익선상 2루타에 서호철의 좌전안타로 무사 1,3루가 만들어졌고 박세혁이 좌전안타를 때려 이날의 첫 득점을 했다. 22이닝 무득점이 끝났다. 김한별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손아섭이 좌전안타를 쳐 1점을 더했다. 2-11. 결국 이상동이 올라왔고, 박민우를 좌익수 플라이, 천재환을 삼진으로 잡고 NC의 살아나는 타선을 다시 잠재웠다.
KT는 9회말 엄상백이 등판했다. 1차전서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엄상백은 김성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3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를 찍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 리뷰 KT 3-0 NC 승리투수 : 고영표, 세이브 : 김재윤 , 패전투수 : 태너
KT 위즈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에 배정대의 선제 투런포와 문상철의 쐐기 솔로포로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1,2차전을 아쉽게 패한 뒤 벼랑끝에 선 3차전서 KT의 승리 공식인 선발 야구로 승리를 챙긴 KT는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7번 중 단 2번밖에 없던 2연패 뒤 3연승의 역전승의 희망을 안게 됐다.
반면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6연승을 달리며 포스트시즌 통산 9연승의 역대 타이 기록을 썼던 NC는 역대 최다승 신기록과 함께 단일시즌 7연승 타이 기록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꿨지만 아쉽게 좌절되며 4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시 도전하게 됐다.
KT의 기적을 살린 인물은 고영표였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이 모두 선취점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결국 1,2차전을 모두 패했던 KT였는데 고영표는 이강철 감독이 원했던 그 피칭을 해줬다. 6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2개의 볼넷을 내준 고영표는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도 단타 3개였고,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했다.
고영표에 이어 7회 손동현-8회 박영현-9회 김재윤의 'KT 공식 필승조'가 나와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KT의 플레이오프 첫 승이 완성됐다. 배정대가 속죄의 홈런포에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2회초 이 감독이 바라던 선제 투런포를 날렸고, 4회말엔 권희동의 행운의 안타성 타구를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하며 1차전의 캐치 미스에 대한 아쉬움을 날렸다.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 대신 지명타자로 들어간 문상철은 1차전서 페디를 상대로 홈런을 치더니 이날 7회초 쐐기 솔로포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보였다.
NC는 태너가 6이닝 2실점의 예상외의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이 침묵하며 패했다. 이날 창원NC파크는 1만7400명 매진을 기록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대하며 창원 팬들이 평일임에도 야구장을 꽉 채운 것. 하지만 아쉽게도 NC 선수들이 홈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NC 강인권 감독은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손을 댔다.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손아섭이 우익수로 나서고 박건우가 지명타자로 들어왔다. 오영수가 6번, 서호철이 7번으로 둘의 타순이 바뀌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2차전 라인업을 그대로 3차전에 기용했다. 상대가 오른손 투수이든 왼손 투수이든 상관 없이 현재의 라인업이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회초 KT가 고대하던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1번 김상수의 우중간 안타에 2번 황재균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1,2차전서 무안타에 그친 3번 알포드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더니 4번 박병호 마저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헛돌아 삼진 아웃을 당했다. 5번 장성우는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 첫 득점권 찬스를 놓치면서 오히려 분위기가 NC로 넘어갈 판이었다.
하지만 KT엔 에이스 고영표가 있었다. 고영표는 1회말 선두 손아섭을 주무기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2번 박민우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번 박건우를 유격수앞 땅볼로 잡아내며 NC가 자랑하는 최고 타자 1∼3번을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1회에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그러자 2회초 드디어 고대하던 선취점이 나왔다. 선두 6번 문상철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7번 조용호가 행운의 중전안타를 쳤다. 이어 8번 배정대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122㎞의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온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쳤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관중석에 꽂혔다. 1차전 만루홈런에 이은 이번 플레이오프 2번째 홈런포. 2-0. KT가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고영표는 2회말에도 안정적이었다. 4번 마틴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5번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6번 오영수를 1루수앞 땅볼, 7번 서호철을 2루수 플라이로 잡고 무실점을 이어나갔다.
태너는 선취점을 내줬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3차전과는 달리 매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나갔다. 3회초엔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고, 3번 알포드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4번 박병호 타석 때 도루하던 알포드를 견제로 협살시켜 잡아냈다. 이어 박병호도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NC는 3회말에도 고영표 공략에 실패. 8번 김형준이 유격수앞 땅볼, 9번 김주원이 삼진을 당했고, 1번 손아섭이 중전안타를 쳤지만 2번 박민우가 1루수앞 땅볼로 잡혔다.
4회초 KT는 선두 장성우가 좌전안타를 치며 추가점 기회를 만들었다. 6번 문상철 차례. 2B1S에서 문상철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파울. 그리고 5구째를 그냥 보냈으나 루킹 삼진을 당했다. 7번 조용호는 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슬라이더를 헛스윙 하며 삼진을 당했고, 첫 타석 선제 홈런의 주인공 배정대는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NC도 좀처럼 고영표 공략을 하지 못했다. 4회말에도 박건우가 3루수앞 땅볼, 마틴이 2루수앞 땅볼, 권희동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다행인 점은 4회까지 고영표의 투구수를 75개까지 늘렸다는 점. 끈질긴 타격으로 커트해내면서 고영표를 괴롭혔다.
태너는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뿌리며 5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배정대에게 맞은 홈런이 '옥에 티'이자 유일한 실점이 되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두번의 조기강판 때는 오히려 타선이 터졌는데 이번엔 태너가 잘던지니 타선이 침묵해 0-2로 뒤진 상태에서 내려왔고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고영표도 6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5회까지 85개를 던져 6회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컸다. 선두 9번 김주원의 살짝 뜬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끝까지 따라갔으나 잡지 못하는 안타가 됐다. 두번째 선두타자 출루. 하지만 1번 손아섭이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1아웃. 2번 박민우 타석 때 김주원이 2루 도루에 시도했는데 세이프 선언. 태그한 유격수 김상수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비디오 판독 사인을 더그아웃에 보냈고 역시 판독 결과는 아웃이었다. 박민우가 다시 볼넷을 골랐으나 박건우가 112㎞의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6회말도 무득점으로 끝났다.
고영표의 시간도 6회로 끝이었다. 고영표는 6이닝 동안 105개를 던져 3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자신의 아들 생일에 기록하는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됐다.
7회초 KT가 드디어 기다리던 추가점을 얻었다. 태너에 이어 올라온 두번째 투수 김영규와 상대한 선두 6번 문상철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린 것. 풀카운트 승부끝에 6구째 130㎞ 가운데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1차전 페디에 솔로포를 친 뒤 두번째 홈런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나왔다.
KT도 7회말 필승조 손동현을 올렸다. 우익수엔 조용호 대신 송민섭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굳히기에 들어간 셈. NC의 공격력은 확실히 떨어졌다. 손동현은 마틴을 2루수앞 땅볼, 권희동을 3루수앞 땅볼, 오영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히 안정감 있는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데뷔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기록.
8회말엔 홀드왕 박영현이 올라왔다. 대타 김민혁 대신 좌익수 정준혁이 투입. 박영현은 홀드왕 답게 7번 서호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고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일군 8번 김형준을 삼진으로 처리. 9번 김주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1번 손아섭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9회초 2사 1,2루의 찬스를 놓쳤지만 KT에겐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김재윤이 있기에 3점차는 여유가 있었다. 이번 시리즈에 첫 등판을 한 김재윤은 선두 박민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건우를 2루수 플라이, 마틴을 헛스윙 삼진,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 리뷰 NC 3-2 KT 승리투수 : 신민혁, 세이브 : 이용찬, 패전투수 : 벤자민
NC 다이노스가 파죽의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신민혁의 호투와 박건우의 투런포, 9회말 마지막 위기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기적같은 다이빙 캐치를 앞세워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은 17번 중 15번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진출 확률 88.2%다.
이날 승리로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연승을 달렸다. 여기에 2020년 한국시리즈 3연승까지 더해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린 NC는 1987년~1988년 해태가 기록한 9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무려 35년만에 해태왕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T는 2연패에 빠지며 2위 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음에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최근 4년 연속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2위팀의 저주'에 KT도 몰리게 됐다.
KT는 1차전 패배에도 9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냈다. 2차전에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의 선발은 그대로인데 문상철과 조용호의 타순을 바꾼 것만 다르다.
NC도 좋은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1차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 1선발 쿠에바스가 초반부터 무너지며 패했기 때문에 벤자민이 최대한 실점하지 않고 버텨야 했던 KT.
그런데 NC의 불방망이는 선취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1회초 시작하자마자 벼락같은 홈런으로 KT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선두 손아섭이 2루수앞 땅볼로 아웃됐지만 2번 박민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곧바로 3번 박건우가 좌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벤자민이 초구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139㎞의 몸쪽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이 휘둘렀고 맞는 순간 홈런이었다. 2-0.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에 대해 "몸이 좀 안좋은데 최근엔 몸살 증세도 조금 있다. 큰 경기라 본인이 출장 뜻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엄청난 홈런을 날린 것.
전날 페디에 철저하게 막혔다가 후반에 조금 타격이 풀리는 듯했던 KT 타선은 1회초에 실점을 했기에 1회말 신민혁을 초반에 공략해주길 바랐지만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모습이었다. 선두 김상수가 중견수 플라이, 2번 황재균이 포수 파울 플라이, 3번 알포드가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KT는 2회말 선두 4번 박병호와 5번 장성우가 나란히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6번 문상철이 좌익선상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7번 조용호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3회초 NC가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9번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우중간 3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1번 손아섭이 1루수앞 땅볼을 쳤다. 빠른 타구가 1루수 박병호 정면으로 가 3루주자 김주원은 홈으로 스타트를 끊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수비를 잘한다는 박병호가 실수를 했다. 3루주자를 신경쓰다가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2루수 박경수가 빠르게 달려와 공을 잡고 1루로 던졌으나 세이프. 그사이 김주원이 홈을 밟아 3-0이 됐다. 2번 박민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3번 박건우가 중전안타를 쳐 1,2루의 찬스를 이었다. 추가점이 나온다면 초반 승기를 확실하게 잡게 되는 NC였다. 하지만 4번 마틴이 2루수 인필드 플라이에 그쳤고, 5번 권희동이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되며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KT는 3회말 8번 배정대가 중견수 플라이, 9번 박경수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1번 김상수가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5회초. 잠시 깜짝 놀랐다. NC 선두 9번 김주원의 타구가 투수 벤자민의 왼쪽 허벅지를 강타한 것. 벤자민이 공을 잡고 1루로 던져 아웃시킨 뒤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내 괜찮은 듯 투구를 이어갔다. 1번 손아섭이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된 뒤 2번 박민우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3번 박건우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추가 득점은 없었다. KT는 5회말에도 장성우와 문상철 조용호가 차례로 아웃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의 치욕을 맛봐야 했다.
KT는 6회초 투수를 교체했다. 벤자민의 5회까지 투구수가 82개였으나 여기까지였다. 5회초 타구에 맞은 여파가 있었다. 손동현으로 교체됐다.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1홈런) 무4사구 2탈삼진 3실점. 벤자민은 최고 149㎞의 직구를 39개, 커터 21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3개, 투심 1개를 뿌리며 NC 타선과 대결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장타 2개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손동현이 6,7회를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막았다. 그리고 NC 신민혁에게 완벽하게 막혔던 KT에 7회말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다. 1사후 3번 알포드가 볼넷을 골랐고, 4번 박병호의 3루수앞 땅볼을 2루수가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됐다. 3루수 서호철이 2루로 던졌는데 2루에서 기다리던 2루수 박민우의 글러브 위쪽을 맞고 떨어지고 말았다. 제대로 잡았다면 병살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신민혁의 피칭도 여기까지. 장성우 타석 때 투수가 류진욱으로 교체됐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류진욱의 147㎞의 직구에 장성우의 방망이가 돌았는데 타구가 투수 류진욱에게 돌아갔다. 2루로 던져 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 3-0의 NC 리드가 이어졌다.
신민혁은 6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1볼넷에 2탈삼진 무실점의 엄청난 피칭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2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8회초. NC는 2사후 박건우가 바뀐 투수 박영현으로부터 중월 2루타를 치며 쐐기점을 올릴 찬스를 얻었다. 하지만 마틴이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찬스 무산.
8회말 드디어 KT가 소중한 득점을 하며 추격을 했다. 1사후 대타 김민혁이 볼넷으로 추루한 뒤 8번 배정대가 좌전안타를 쳤는데 좌익수 권희동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사이 주자가 2,3루가 됐다. KT로선 더없는 추격의 기회가 왔다.
여기에 9번 박경수 타석에 KT는 왼손 이호연을 대타로 냈다. NC도 류진욱을 내리고 왼손 임정호를 올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바로 오른손인 오윤석으로 대타 교체. 오윤석이 2구째 친 것이 중견수쪽으로 날아갔고 희생플라이가 됐다. 1-3.
이어진 2사 3루서 NC는 곧바로 마무리 이용찬을 올렸다. 그런데 1번 김상수가 친 타구가 전력질주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2-3, 이제 1점차까지 추격. 그리고 2번 황재균이 중전안타를 치면서 2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3번 알포드가 이용찬의 주무기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추격이 멈췄다.
9회말 KT가 동점을 넘어 역전 기회를 만들었다. 선두 박병호가 중전안타를 친 뒤 대주자 이상호로 교체. 5번 장성우의 초구에 히트앤드런 작전이 걸렸다. 2루수 박민우가 2루로 갔을 때 장성우가 친 타구가 우중간 안타가 됐고 그사이 이상호가 3루까지 달려가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의 대체자인 문상철의 타석. 문상철은 1S에서 기습적인 스퀴즈번트로 동점을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2S에서 결국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
1사 1,3루서 대타 김준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사이 1루 대주자 정준영이 2루까지 달렸다.
이제 안타 1개면 역전승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타석엔 배정대. NC 벤치는 클러치 능력이 있는 배정대를 고의4구로 걸렀다.
2사 만루서 타석엔 오윤석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친 것이 3-유간쪽으로 날아갔다. 유격수 김주원이 다이빙 캐치를 했고 글러브에 들어갔다. 3루심이 아웃을 선언하며 경기 끝. KT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그대로 아웃이 됐다.
이용찬은 1⅓이닝 동안 4안타에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을 하며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플레이오프 1차전 리뷰 NC 9-5 KT 승리투수 : 페디, 패전투수 : 쿠에바스
NC 다이노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든 KT 위즈마저 무너뜨리며 포스트시즌 5연승을 내달렸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에릭 페디의 6이닝 13탈삼진 1실점의 호투와 13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로 9대5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32번 중 25번으로 78.1%였다.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NC 에릭 페디와 12승 무패 승률 100%의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가 올해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는데 그 무대가 플레이오프 1차전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10일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 이후 19일의 휴식을 가진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강백호가 청백전서 옆구리 부상을 당해 빠진 자리에 문상철이 들어갔고, 시즌 막판 허벅지 부상을 당한 김민혁이 빠진 톱타자 자리엔 김상수가 들어갔다. KT 이강철 감독은 "김민혁이 부상 당한 뒤 김상수를 1번으로 썼는데 괜찮았다. 김상수가 출루율이 좋기 때문에 현재로선 김상수가 1번타자로 가장 좋은 선택이다"라고 밝혔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NC 강인권 감독은 "2번 타자에 고민을 했다. 서호철을 넣을까 고민을 했는데 준PO때 좋았던 타순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페디에 대해선 걱정을 하지 않았다. 강 감독은 "불펜에서 40개를 넘게 던졌다. 그만큼 몸상태가 괜찮다는 뜻이다. 컨디션도 나빠보이지 않았다"면서 "투구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 100구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경기를 보면서 투구수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쿠에바스와 페디가 등판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던질 때까지는 투수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니었다. 1회부터 그 예상이 깨졌다. 나흘을 쉰 NC의 방망이는 살아있었다. 1회초 선두 손아섭의 빗맞힌 행운의 우중간 안타에 이어 2번 박민우의 좌중간 2루타로 NC가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3번 박건우가 삼진을 당했지만 4번 마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손아섭이 홈을 밟아 1-0.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 2사 1,2루의 찬스가이어졌으나 서호철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1회초 종료.
1회말은 너무 빨리 끝났다. 페디가 1번 김상수, 2번 황재균을 유격수앞 땅볼, 3번 알포드를 삼진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2회초 선두 7번 오영수가 쿠에바스로부터 홈런을 날렸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149㎞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쳤고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2-0. 쿠에바스는 그래도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잡아내 안정을 찾는 듯했다.
문제는 KT 타자들. 2회말에도 페디를 공략하지 못했다. 4번 박병호가 삼진, 5번 장성우도 삼진을 당했고, 6번 조용호가 강한 땅볼을 쳤으나 2루수 박민우가 바운드를 잘 맞춰 잡아내 1루로 깔끔하게 던져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초엔 수비가 쿠에바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3회초 선두 2번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쳤다. 그런데 3루수 황재균이 이를 잡지 못했다.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3번 박건우의 빠른 타구가 3루 선상을 타고 좌측 외야로 갔다. 좌익수 알포드가 타구를 쫓아가는 사이에 1루주자 박민우가 전력질주해 홈까지 파고들었다. 3-0. 마틴의 2루수앞 땅볼로 1사 3루. 권희동의 우전안타로 4-0이 만들어졌다.
KT의 분위기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KT에서도 한방이 터졌다. 3회말 선두 7번 문상철이 벼락같은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153㎞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친 것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어 8번 배정대가 친 것이 내야안타가 되며 KT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9번 박경수가 삼진, 1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 2번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빠르게 식었다.
4회초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선두 8번 김형준이 볼넷을 고른 뒤 9번 김주원의 희생번트를 잡은 투수 쿠에바스가 2루로 던진 것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무사 1,2루. 이어 쿠에바스의 폭투가 나와 무사 2,3루가 됐고, 1번 손아섭의 우전안타로 5-1이 됐다. 쿠에바스는 여기까지. 갈비뼈 미세골절로 시즌을 조기 종료했던 엄상백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와서일까. 엄상백이 제구가 잘 잡히지 않았다. 박민우가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 무사 만루서 박건우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6-1. 다시 투수가 이상동으로 바뀌었다. 마틴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 1,2루서 권희동이 우중간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배정대가 끝까지 따라가 글러브를 뻗었는데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온 우중간 3루타. 8-1로 7점차까지 벌어졌다.
페디는 굳건했다. 4회말엔 3번 알포드와 4번 박병호, 5번 장성우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말 선두 6번 조용호도 삼진으로 잡아내 5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끝에 7구째 볼넷을 허용했는데 이때 이민호 주심의 볼 판정에 항의를 하는 바람에 이 주심이 발끈해 마운드쪽으로 올라가자 강인권 감독이 주심을 말리는 등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곧바로 김수경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페디를 진정시켰는데 KT 이강철 감독이 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갔고, 이후 김 코치가 또 올라갔으니 페디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이 주심은 강 감독이 투수에게 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온 것이라고 해 일단락.
페디는 이후 배정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대타 이호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처음으로 2사 1,2루의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1번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페디는 6회말에도 2번 황재균과 4번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총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이전엔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 1989년 10월 17일 태평양과의 3차전, 두산 베어스 플렉센이 2000년 11월 9일 KT와의 1차전서 기록한 11개였다. KT는 플렉센에 이어 페디에게 최다 탈삼진 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페디는 6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쾌투로 한국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데뷔를 최고 투수다운 피칭으로 장식했다.
자신이 던지는 구종 중 가장 느린 최고 139㎞의 스위퍼를 49개로 가장 많이 던졌다. 최고 155㎞의 투심을 37개, 145㎞의 체인지업을 7개, 147㎞의 커터를 5개 구사했다.
8-1의 여유로운 리드 속에 타격이 소강 상태였던 NC는 9회초 권희동과 도태훈 오영수의 3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뽑아 9-1로 앞섰다.
NC 마운드는 페디에 이너 7회 김영규, 8회 류진욱, 9회 김시훈으로 나왔다. 9회말 2사 만루에선 이용찬이 나와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아쉬움을 남겼다.
NC는 손아섭이 3안타 1타점 2득점, 박민우가 2안타 2득점, 박건우가 1안타 2타점 1득점 등 1,2,3번이 6안타 3타점 5득점을 합작했다. 권희동이 2안타 3타점, 오영수가 2안타 1타점을 더했다.
KT는 기대를 모았던 쿠에바스가 3이닝 동안 6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의 부진을 보인게 뼈아팠다. 정규시즌 18경기에선 12승 무패. 승률 100%였지만 올시즌 한국에서의 첫 패배를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1차전서 맛보게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4㎞를 찍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만큼 구속이 정규시즌 때보다 빨랐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다.
승부가 빠르게 결정이 났지만 KT는 다음 경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총력전을 펼쳤다. 불펜진도 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크게 지고 있음에도 손동현 주권 박영현 등 필승조 투수들이 나와서 1이닝씩을 소화했다.
7회말엔 무사 1,2루의 찬스가 오자 1루 오윤석 대신 대주자 정준영을 기용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9회말 박병호의 2루타와 정준영의 내야안타, 문상철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고, 끝내 NC의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로 끌어냈다. 그리고 배정대가 초구를 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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