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 판결 나오면... 경합주 유권자 6% 마음 바꾼다?
6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판사가 말다툼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열린 민사재판은 트럼프 일가 회사가 은행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 뉴욕 저택과 빌딩, 골프장 등 담보자산의 가치를 2011~2021년에 최대 36억달러(약 4조8000억원) 부풀렸다는 혐의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트럼프는 뉴욕 검찰의 추궁에 해명하는 대신 “(재판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는 “당신들이 나를 온종일 이 법정에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은 선거 개입”이라고도 했다. 자산 가치를 부풀린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브랜드 가치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 “(내 골프장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골프장이 될 수 있다”며 엉뚱한 답을 했다.
트럼프의 장광설이 계속되자 아서 엔고론 판사는 “질문에 답을 하라”며 발언을 짧게 할 것을 수차례 주문하고, “이것은 정치 집회가 아니다”라며 트럼프의 발언을 제지했다. 판사는 테이블을 내리치기도 했다.
내년 11월 열리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겨눈 재판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 여섯 곳(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유죄나 실형 판결을 받는다면 지지 후보를 트럼프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유권자가 전체 조사 참여자의 6%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여섯 경합주 평균 지지율은 트럼프(48%)가 바이든(44%)에게 4%포인트 앞섰는데, 재판 결과에 따라 이 같은 트럼프의 우세가 뒤집힐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트럼프는 크게 4개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대선 직후 벌어진 1·6 의회 난입 사태 선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의 첫 기일이 내년 3월 4일로 가장 빠르다. 곧이어 성인물 배우 입막음(3월 25일), 백악관 기밀 유출(5월 20일) 사건 첫 재판이 열린다. 트럼프는 간발의 차로 뒤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고자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압박한 혐의로도 지난 8월 기소됐다. 네 건 모두 대선 전까지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재판 진행 과정에서 핵심 증거가 제출되고 트럼프 측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할 경우 대선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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