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철 '삼중살' 완벽 만회 9회 결승타…'3-2 역전' KT가 74.4% 확률 가져갔다 [MD잠실 KS]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KT 위즈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KT 위즈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LG는 1994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롯데와 SSG가 흔들리는 순간에도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지난 10월 3일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LG는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됐다. 또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29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만큼 LG 팬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KT의 3루 응원석 쪽도 많은 LG팬이 보였으며, 경기 개시 5시간 전인 오후 1시 30분에 잠실구장 2만 3750석이 모두 판매됐다.
특히, 21년 만에 열리는 LG의 한국시리즈 홈 경기에 LG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LG 선수들을 응원했다.
KT는 올 시즌 초반 많은 부상자가 나오고 선발진이 흔들리는 위기를 맞으며 6월 초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주축 전력들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고 윌리엄 쿠에바스가 대체 외국인선수로 1년 만에 복구하며 선발진에 안정감을 불어넣어 줬다. 그 결과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KT는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를 만나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창원에서 3차전과 4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5일 열린 5차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2년 만의 우승을 위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KT 선발 고영표는 6이닝 2실점(1자책) 7피안타 3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필승조 손동현, 박영현이 실점 없이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장성우는 2안타와 1타점을 기록했으며 황재균과 문상철도 1타점씩 올렸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6⅓이닝 2실점(1자책)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한국시리즈 데뷔전에서 호투했지만,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9회초 무너지며 씁쓸하게 패배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39회 중 29회(1982시즌 무승부 제외)다. KT가 74.4%의 우승 확률을 가져갔다.
▲ 선발 라인업
LG: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박경수(2루수)-조용호(우익수), 선발 투수 고영표.
# 양 팀 모두 흔들린 1회 수비 집중력
1회 양 팀 수비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1회초 KT 선두타자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김상수가 2루를 지나 3루까지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황재균이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김상수의 득점으로 KT가 먼저 웃었다.
하지만 수비 실책에 웃은 KT가 1회말 수비 실책에 울었다. 1회말 1사 후 박해민과 김현수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는 오스틴이 나왔다. 오스틴은 2루수 박경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충분히 더블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경수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2루 송구 실책까지 범하며 주자가 모두 살았다. 박해민은 홈으로 들어와 동점을 만들었다.
1-1 균형을 맞춘 LG는 계속해서 KT를 몰아붙였다. 오지환의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박동원은 3루수 땅볼로 추가 점수를 뽑지 못했다.
# KT 동점 기회였는데…역대 두 번째 KS 삼중살 나왔다.
1회 역전을 당한 KT는 곧바로 점수를 뽑을 기회를 만들었다. 2회초 선두타자 장성우가 3루수 문보경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배정대의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문상철이 나왔다. 문상철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번트 타구가 포수 바로 앞에서 멈췄다. 박동원은 곧바로 3루로 송구해 장성우를 잡았다. 이어 3루에서 공을 받은 오지환이 1루에 송구해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그사이 2루까지 진루했던 배정대는 틈을 노려 3루 진루를 노렸지만, LG 수비진이 곧바로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 3루에서 태그 아웃으로 잡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중살이 나온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가 1회초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의 타석에서 기록했다.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삼중살이 나왔다.
이후 LG의 수비 집중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3회초 박경수와 조용호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오지환이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어 좌익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김상수의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몸을 날려 잡은 뒤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 결국 균형 맞춘 KT 하지만 주루사가 아쉬워
하지만 KT가 4회초 균형을 맞췄다. 켈리의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켈리를 상대로 황재균과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장성우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황재균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LG의 중계플레이 상황에서 실책이 나왔다. 공을 커트한 오지환이 빠르게 홈으로 던진 것이 옆으로 크게 벗어났다. 하지만 백업 플레이를 위해 홈 베이스 뒤로 갔던 켈리가 공을 잡았다.
켈리 역시 3루까지 진루한 알포드를 막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지만, 공이 옆으로 흘렀다. 그러자 3루에 있던 알포드가 홈으로 전력 질주했다. 하지만 박동원이 공을 잡은 뒤 홈으로 커버 들어온 오스틴에게 송구했다. 오스틴이 알포드를 태그 아웃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2사 2루 상황에서 배정대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 고영표의 위기 탈출, 안정감 찾은 켈리
경기가 중반부로 접어들자, 양 팀이 점수를 뽑지 못했다. LG는 4회와 5회 연속해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4회 선두타자 박동원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문성주의 유격수 땅볼로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신민재가 안타를 터뜨렸다. 문성주는 3루까지 질주했다. 하지만 홍창기가 1루수 땅볼,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점수를 뽑지 못했다.
5회말에는 김현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오스틴이 안타를 때렸다. 오지환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문보경이 안타를 터뜨리며 2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영표가 박동원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켈리는 5회부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5회초 선두타자 문상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조용호는 스트라이크낫아웃 아웃으로 잡으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에는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김상수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황재균이 켈리 옆으로 살짝 벗어나는 땅볼 타구를 보냈다. 하지만 2루수 신민재가 빠르게 2루 베이스 쪽으로 달려가 공을 잡은 뒤 균형을 잃지 않고 송구해 1루에서 잡았다. 이어 알포드의 타구는 좌측 담장 쪽으로 멀리 뻗어 나갔다. 이 타구를 좌익수 문성주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 워닝트랙에서 잡으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 역전 기회인데 또다시 주루사에 고개 숙인 KT
KT는 7회초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1사 후 장성우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LG는 불펜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켈리를 내리고 이정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배정대가 이정용을 상대로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득점권에 주자가 위치하게 됐다. 문상철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타석에 대타 김민혁이 들어왔다. 김민혁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동점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린 좋은 기억이 있는 타자다.
김민혁은 이정용을 상대로 우익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2루 주자 장성우가 3루를 돌아 홈까지 전력 질주했다. 우익수 홍창기는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다. 홍창기의 정확한 송구로 장성우를 홈에서 잡는 데 성공했다.
장성우는 더그아웃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장성우가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발을 뺀 이후 베이스를 터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원심이 유지됐다. 결국, KT가 다시 한번 주루사 때문에 점수를 뽑지 못하게 됐다.
# 병살타→삼중살→삼진→삼진, 문상철이 해냈다…고우석을 무너뜨렸다
9회초 LG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우석의 출발은 좋았다.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 장성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배정대가 고우석과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역전 주자가 누상에 나갔다. 이어 문상철이 타석에 들어섰다. 문상철은 2회초 삼중살로 이어진 번트 병살타를 기록했고 이후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고우석을 상대로 좌측 담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문상철의 타구는 좌측 담장 상단을 맞고 나왔다. 그사이 배정대가 홈으로 들어와 역전에 성공했다.
문상철은 올 시즌 끝내기 안타를 3번 기록했을 정도로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역전 적시타를 터뜨려 아쉬웠던 모습을 모두 털어냈다.
이어 9회말 등판한 박영현은 문성주, 신민재, 홍창기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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