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하세요” 이준석·안철수, 여의도 식당서 밥 먹다 고성 오간 사연은

安 “李, 인요한에게 헤이트스피치”
李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응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기싸움을 벌였다.

‘앙숙’ 사이인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여의도 국회 앞의 한 복국집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공교롭게도 양 측은 같은 식당을 식사 장소로 잡았고, 서로의 옆 방에 배정됐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4일 부산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을 건넨 걸 문제 삼았다. 그는 “반대로 생각하면 교포 2세에게 미국 정치인이 한국말로 얘기하는 건 ‘너는 우리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다”고 했다. 또 “적어도 의사에게는 ‘닥터 린튼’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미스터 린튼’이라고 한건 대놓고 무시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영어를 잘 못하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옆방에서 식사하던 이 전 대표도 그제서야 안 의원이 얘기하고 있다는 걸 알고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이어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뜻밖에 바로 옆방에서 들려온 이 전 대표의 목소리에 잠시 말을 멈췄지만 “내가 틀린 말 한 건 없지. 모두가 이준석을 싫어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있겠나. 소리치는 것 봐라”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로는 고성이 오가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 식사를 마친 뒤 마주치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석했던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반인인줄 알았지만 이어서 ‘안철수씨 밥 좀 조용히 좀 먹읍시다’라는 고성이 4~5번 반복돼 이 전 대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