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탈주’ 당시 교정당국 경계 소홀·늦장 신고 논란
감시 인력 2명만 동행 ‘허술’
도주 1시간 지나 경찰 신고
법무부 “경위 파악 후 조치”
탈주범 김길수씨(사진)가 도주 3일 만에 검거됐지만 교정당국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씨가 도주에 앞서 이상행동을 보였음에도 감시를 강화하지 않았고, 김씨가 도주하고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112에 신고하는 등 현장 조치도 미흡했다는 것이다.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중에 달아난 김씨는 도주 3일째인 지난 6일 오후 9시24분쯤 경기 의정부시에서 검거됐다.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6시20분쯤 안양시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도주했다. “화장실을 이용하겠다”는 김씨 요청에 교정당국 관계자들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잠시 풀어준 사이 도주했다고 한다.
교정당국은 김씨가 도주하고 약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20분 무렵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수색 지시나 공개수배도 그때쯤 이뤄졌다고 한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7일 “분명 교정본부 내부 지침에도 이런 상황에 최대한 신속히 경찰에 연락해 탈주범 검거에 협조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당시 교도관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상행동을 보인 이력이 있고 전과 경력이 있었음에도 교정당국이 김씨에 대한 경계 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김씨를 담당한 구치소 직원은 2명이었는데, 앞서 김씨가 보인 이상행동 등을 고려하면 감시 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식사하다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 부분 5㎝가량을 삼켰다. 이후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요구했음에도 자신이 삼킨 이물질을 빼내는 것을 거부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김씨는 전과 경력이 있을뿐더러 플라스틱 숟가락을 삼키는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도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특별 감시감독이 필요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다른 일반 제소자들과 똑같이 감시 인력을 2명만 붙여 움직였다는 것은 당시의 교정당국 판단 또한 안일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가 주말 사이에 도주해 추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씨 검거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진상이 확인되는 대로 만일 과오가 있으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주·이혜리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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