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다회용으로 바꾸면 자동차 9만대분 탄소량 줄어”[거꾸로 가는 환경부]
정부가 일회용 종이컵 규제 포기를 발표한 7일 한국에서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대체하면 연간 자동차 9만2000대분의 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는 국제환경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사용이 미래다: 동아시아 지역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시스템의 환경성과 전 과정 평가(LCA) 비교’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전 과정 평가는 원료 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까지 제품의 전체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측정·평가하는 방법이다.
그린피스는 다회용컵 사용 기간을 3년으로 가정하고 사용 빈도를 ‘낮음’(연간 20회), ‘중간’(연간 40회), ‘높음’(연간 60회)으로 나눠 각각의 환경영향을 일회용컵 사용 때와 비교했다.
환경영향에는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인체 독성, 물에 미치는 영향 등 16가지 항목이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등의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 업체가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대체한 뒤 높은 빈도로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연간 2억5000만㎏의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 자란 나무 1130만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에 해당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로 치면 약 9만2000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다. 연간 180만㎥ 이상 물과 100만배럴 이상 석유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은 낮은 사용 빈도에서 36.6%, 중간 사용 빈도에서 42.4%, 높은 사용 빈도에서 44.3% 저감됐다. 인체 독성물질은 낮은 사용 빈도에서 32.2%, 중간 사용 빈도에서 36.1%, 높은 사용 빈도에서 37.4%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또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시스템의 환경영향 물질 총배출량 차이는 생산 단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플라스틱 생산 단계에서 저감하지 않고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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