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예수 울리고 웃긴 LG 수비…'신무기' 통했나? 6⅓이닝 6K '역투' [KS1 리포트]

김영록 2023. 11. 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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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KT 알포드 안타성 타구를 LG 좌익수 문성주가 잡아내자 선발 켈리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KT 알포드 안타성 타구를 LG 좌익수 문성주가 잡아내자 선발 켈리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KT 알포드 안타성 타구를 LG 좌익수 문성주가 잡아내자 선발 켈리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리시리즈 1차전. LG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LG 트윈스를 매년 가을야구로 이끈 '잠실예수'의 존재감은 2023년에도 여전했다.

첫 한국시리즈에도, 그룹 회장의 방문에도, 내야진의 거듭된 실책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흔들렸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지켰다.

LG 케이시 켈리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켈리의 역사가 곧 LG의 가을 르네상스 그 자체다. 2019년 켈리가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뒤로 LG는 2021년까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LG의 경기, LG 선발투수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7/

켈리는 4년간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36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호투했다. 가을야구의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넘겼다. LG가 매년 가을 약했던 건 켈리 때문이 아니다.

다만 올시즌은 켈리에겐 남다른 한해였다. 시즌초 4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6에 그치며 한때 퇴출설에 직면했다.

여름에 접어들며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고, 8~10월 3개월간 10경기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하지만 예년 같은 믿음은 받기 힘든 상황.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1차전. 1회초 무사 1루 황재균 타석에서 김상수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공 빠지며 김상수는 3루까지 진루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7/

지난 10월 15일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LG는 3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그동안 켈리는 '신무기' 포크볼을 연마했다. 지난달 31일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테스트까지 마쳤다.

이날 LG 수비는 켈리를 울리고 웃겼다. 하지만 5년간 변함없는 장발만큼이나 마운드 위 켈리의 무게감은 한결같았다.

1회초 KT 첫 타자 김상수의 안타와 도루, 포수 송구 실책이 이어지며 무사 3루 첫 위기를 맞이했다. 다음타자 황재균의 내야땅볼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알포드 박병호를 잇따라 삼진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특히 알포드를 상대로 '신무기' 포크볼로 보이는 결정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LG의 경기, 2회초 LG 3루수 문보경이 KT 장성우의 땅볼�� 실책을 범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7/

1회말 LG가 2점을 따내며 승부를 뒤집은 2회초, KT 선두타자 장성우의 땅볼 때 LG 3루수 문보경의 실책이 나왔다. 뒤이어 배정대에게 안타를 허용,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KT 문상철의 희생번트가 포수 앞에 짧게 흘렀고, 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이어 그틈을 타 3루로 뛰던 배정대마저 태그아웃, 뜻밖의 트리플 플레이 상황이 됐다.

3회는 내야땅볼 3개로 3자 범퇴. 특히 문보경의 속죄 다이빙 캐치가 돋보였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LG의 경기, 2회초 무사 1,2루 KT 문상철의 희생번트때 2루주자 배정대가 LG 3루수 문보경에 태그아웃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7/

하지만 4회 들어 다시 풍파가 몰아쳤다. KT 황재균 알포드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박병호를 삼진 처리,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장성우에게 동점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또 기묘한 상황이 나왔다. 황재균은 홈을 밞았고, 알포드는 3루에 멈췄다. 그런데 중계플레이를 하던 오지환의 송구가 손에서 빠지며 어이없이 홈 뒤쪽으로 흘렀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리시리즈 1차전. 2회초 무사 1,2루 KT 문상철의 보내기 번트 때 트리플 플레이가 나오자 LG 켈리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KT 측은 홈으로 들어올 것을 요청하며 방방 뛰었지만, 알포드는 망설였다. 알포드는 포수 뒤쪽에서 공을 잡은 켈리의 홈송구가 옆으로 빠진 뒤에야 홈으로 달려들었지만, 박동원의 송구를 받은 오스틴이 침착하게 태그,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켈리는 다음타자 배정대를 내야 뜬공처리, 4회를 마쳤다. 5회는 삼진 2개와 외야 뜬공으로 3자 범퇴.

6회와 7회에는 신민재와 문성주의 미친 수비가 켈리를 웃게 했다. 1사 후 신민재는 황재균의 2루 뒤쪽 깊은 땅볼을 낚아채 1루에 서커스 같은 송구를 꽂았고, 문성주는 알포드의 좌측 펜스 깊숙한 타구를 무릎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잠실구장 스탠드를 노란 물결로 뒤덮었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1차전. 7회초 2사 1, 2루 대타 김민혁의 안타 때 2루주자 장성우가 홈에서 태그아웃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7/

켈리는 7회 1사 후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 이정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정용은 이어진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에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번엔 우익수 홍창기가 완벽한 홈송구로 2루주자 장성우를 잡아내며 켈리를 구했다. KT 측은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지만, 판정을 뒤집지 못했다.

6⅓이닝 2실점. 위기도 있었고, 흔들림도 있었지만 결국 에이스는 결과로 말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 투구수는 92개였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리시리즈 1차전. LG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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