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장바구니 안정을 위하여”… 30년 ‘유통 외길’ 걷다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박미영 2023. 11. 7. 21: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8> 이마트
韓 1호 할인점서 ‘국대’ 대형마트로
피코크·노브랜드 등 PB상품 개발
맛·품질·트렌드에 가격까지 잡아
‘반값TV’ 등 해외소싱 상품 대중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열어
백화점 절반 ‘상시 초저가’ 구현도
1993년 11월12일 한국 최초의 할인점으로 문을 연 이마트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고객 장바구니 안정’을 목표로 유통 외길을 걸어온 이마트는 어느덧 대한민국 대표 대형마트로 우뚝 성장했다. PB 상품의 개발과 해외 소싱 상품 확대, 한국형 창고형 할인점 오픈 등 고객 혜택 강화 전략을 내세우며 서민 물가 안정에 기여해 왔다. 신선식품과 생필품은 물론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가구까지 품목을 확대했다.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역할뿐만이 아니라 노브랜드, 피코크 등 특색 있는 자체 브랜드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피코크, 노브랜드… 차별화 경쟁력

7일 신세계에 따르면 2013년 냉동·냉장 간편가정식 200여개 상품으로 시작한 피코크(PEACOCK)는 2023년 현재 간편가정식, 음료, 과자 등 1000개가 넘는 상품으로 확대됐다. 매출 역시 4000억원이 넘으면서 메가 브랜드 입지를 다졌다.

피코크의 인기는 독특하면서도 트렌디한, 그리고 새로우면서도 맛을 강조한 상품성에 있다. 피코크는 내·외부 테스트를 통해 맛에 대한 검증을 가장 중요시한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제품은 출시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제품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본사에 유명호텔 레스토랑 출신의 셰프와 품질분석 전문가가 있는 ‘피코크 비밀연구소’를 개설했다. 전문 셰프의 노하우와 풍부한 원재료 구성, 밸런스 있는 맛, 그리고 다양한 맛의 실험을 통해 피코크만의 ‘맛의 노하우’를 개발했다.

2015년 선보인 ‘가성비 끝판왕’ 노브랜드는 고물가시대의 해법으로 떠올랐다. 노브랜드는 가격과 품질만 남기고 브랜드마저 없앴다는 의미를 담아 ‘NO BRAND’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마트 PL 상품이다.
일반 초저가 상품과 달리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했다. ‘최적의 소재와 제조 방법을 찾아 가장 최저의 가격대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2015년 4월 뚜껑 없는 변기 시트 출시를 시작으로 노브랜드는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직접 구매해서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앞장서서 홍보하는 상품으로 등극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노브랜드 상품은 소비자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 유통업체는 확실한 차별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협력업체는 고객의 선택을 받는 노브랜드 상품을 제조함으로써 매출 증가로 인한 외형 성장은 물론 전문 제조 기업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노브랜드는 농산, 축산, 수산 등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 가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됐다. 현재 약 1500개 상품을 운영 중이며, 총 매출 1조원을 훌쩍 넘어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좋은 상품들을 조달해 다양한 해외소싱 상품들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상품이 ‘이마트 반값 TV’다. 2011년 10월 이마트가 법인 분할 후 처음 선보인 차별화 해외소싱 상품이다. 이른바 국민 TV로 불렸다. 풀 HD LED TV를 49만9000원에 판매한 상품이다. 품질은 기존 가전 브랜드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자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5000대가 모두 팔려 나갔다. 이마트는 또 미국산 랍스터, G7 와인 등 고급 식품으로만 여겨졌던 상품들을 반값 수준으로 국민 식탁에 올리며 국내 식문화를 선도해 나갔다.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들
◆‘창고형 할인점’ 개점, 백화점 절반 수준

이마트는 상품 개발을 넘어 점포를 통해서도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 하반기 열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그 주인공이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11월 1호점인 구성점을 오픈한 지 11년 만에 21개의 점포망을 구축하며 국내 대표 창고형 할인점으로 자리 잡았다.

트레이더스는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이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며 성장이 정체된 국내 할인점 업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반 대형마트 대비 평균 8~15%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트레이더스의 강점이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매입원가를 낮추고 매장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 상품을 진열할 때 팰릿을 활용하고, 박스 통째로 진열하는 RRP(Ready to Retail Package) 방식을 채택해 보충진열에 필요한 노동력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트레이더스는 상품들의 가격을 구조적으로 낮춰 ‘상시 초저가’(EDLP, EveryDay Low Price)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마트타운 월계점 전경
트레이더스의 가장 큰 장점인 신선식품이다. 특히 정육 상품들은 일반 대형마트 유사상품 대비 가격이 15~20%가량, 백화점에 비하면 40∼50%가량 저렴하다. 연어의 경우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약 30%가량 저렴하며, PB상품인 ‘마이 워터’의 경우 시중 물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의류 등 전체 운영상품의 55%가량을 수입상품으로 구성해 상품 차별화 경쟁력을 높였으며, 트레이더스에서만 구매 가능한 고품질의 PB ‘티 스탠더드(T Standard)’를 론칭하기도 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