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위' 인도에 뺏긴 중국…시진핑, 여성들에 '가정 복귀' 주문

박성훈 기자 2023. 11. 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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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부가 아이 한 명만 떠받들고 있죠. "가족계획은 국가의 기본 정책이다" 중국이 인구 조절하겠다며 강제로 '한자녀 정책' 시행할 때 전역에 이런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이랬던 중국이 요즘 격세지감입니다. 성별 따지지 말고 두 명만 낳자더니, 이제는 세 명도 좋다 아이 낳자 독려합니다. 우리보다야 나은 수준이라지만, 중국도 출산율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죠.

혼인 신고 건수, 10년 새 반토막이 났고요. 지난해 합계출산율 예상치가 1.09명, 한국처럼 0명대 진입도 시간문제란 전망입니다. 14억 인구가 바탕이 된 노동력과 내수시장, 이게 중국 성장의 원동력이었는데, 인구 1위 자리도 인도에 뺏기며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여성들은 가정에서 전통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저출산 해법이 가부장적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 5년 만에 열린 중국 여성 대표 대회.

강당을 가득 메운 건 여성이지만 지도부는 전부 남자입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지난 10월 30일 : 여성들은 중화민족의 전통적 미덕을 고취하고 가풍을 확립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한 언급은 빠졌습니다.

출산율 하락을 국가적 위기로 판단한 중국이 여성들의 사회 진출보다 가정의 역할을 중시하도록 기조 변화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 시진핑 주석은 3기 정부를 꾸리면서, 권력 핵심인 정치국 위원 24명 전원을 남성으로 채우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공산당은 여성을 집으로 다시 밀어 넣고 있다"며 "중국 지도자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불과 10년전 성평등과 여성의 자아실현을 강조했던 분위기가 달라진 건데, 최근 들어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같은 기류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경제는 그동안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급성장했는데, 인구가 정체되면서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셋째 출산 허용, 양육비 지원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 인구 세계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줬습니다.

[왕레이/중국 베이징 시민 : 한 명까지 괜찮지만 아이를 더 낳으려면 돈을 더 벌어야 됩니다. 돈을 벌려면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줄여야 되고요.]

미국의 견제 등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청년실업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주석의 바람과 달리, 출산 기피 현상은 더 가속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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