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멈춘' 고퀄스 QS 달성, 에이스 증명…kt, 76.3% 우승 확률 손에 넣을까

박정현 기자 2023. 11. 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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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표는 올해 부진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정현 기자] LG 트윈스만 만나면 작아지는 고영표(kt 위즈)의 편식이 사라졌다. 버티고 버텼던 고영표는 6회말까지 마운드를 지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만들었다.

고영표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LG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최종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이다.

고영표는 kt가 자랑하는 리그 최강의 국내 투수다. 올해 28경기에 등판해 12승 7패 174⅔이닝 평균자책점 2.78 114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5를 기록했다.

올해 고영표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는 21개로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보다 한층 더 뛰어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는 17개로 2위 뷰캐넌(12개)과도 확연한 차이를 선보이고 있다. '고퀄스(고영표+퀄리티스타트)'라는 별명이 붙은 팀의 신뢰를 받는 에이스다.

다만, 올해 고영표는 편식하듯 LG 상대로 부침을 겪었다. 상대 전적은 4경기(3선발) 2패 18⅓이닝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9개 구단 상대 전적 중 가장 부진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LG 상대로 침체했던 고영표에 관해 얘기했다. “개인적으로 얘기는 안 해봤지만, 지난 시즌 후반부터 LG에 많이 당했다. 본인도 생각하는 것이 있을 거다. 굳이 내가 들어가서 얘기하는 것보다, (장)성우랑 계산하고 있을 거다”라고 반등을 기대했다.

▲ 고영표의 힘찬 투구. ⓒ곽혜미 기자

이날 고영표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구성된 LG 타선을 상대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강세를 가진 고영표와 맞붙는 것에 대해 “선발 라인업은 (기존) 그대로다"라며 "(정규시즌 고영표를 잘 공략했던 포인트가) 포스트시즌에도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우리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 어느 한국시리즈보다 오늘 1차전이 중요하다"라며 반드시 뚫어내리라 다짐했다.

▲ 수많은 위기를 잘 이겨냈던 고영표. ⓒ곽혜미 기자

경기 시작과 함께 kt 타선은 선취점을 뽑아 선발 투수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초 선두타자 김상수가 중전 안타를 친 뒤 재빠르게 2루를 훔쳤다. 그 과정에서 상대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있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들어가 득점권에 나섰다. 후속타자 황재균은 곧바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고, 그사이 3루주자 김상수가 득점해 1-0 리드를 잡았다.

고영표는 시작부터 까다로운 LG 왼손 타자들을 상대했다. 잠수함 투수이기에 좌타자에게 불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기록도 이를 증명했다. 올해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6, 오른손 타자의 피안타율인 0.247보다 높다. 고영표가 호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 좌타자들을 봉쇄해야 했다.

1회말 고영표는 선두타자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이후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후속타자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속으로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가 됐다. 야수도 고영표를 도와주지 못했다. 오스틴의 강습 타구를 박경수가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고, 그사이 누상의 모든 주자가 살아 1-1 동점이 됐다.

1사 1,2루 고영표는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1사 만루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문보경에게 희생 플라이를 헌납해 점수는 1-2 역전당했다.

▲ 고영표(오른쪽)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곽혜미 기자

고영표는 다음 이닝부터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2회말 선두타자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는 퐁당퐁당 투구.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그리고 박해민에게는 사구를 내줘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 맞이한 상대 주포 김현수. 고영표는 볼카운트 1-2 유리한 상황에서 주무기 체인지업을 던져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말에는 첫 삼자범퇴가 나왔다. 오스틴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오지환을 1루수 직선타로 막아냈다. 이후 문보경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사구를 허용해 험난하게 시작했으나 슬기롭게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1사 1루가 됐다. 타석에는 9번타자 신민재. 상위 타선으로 불이 번지지 않기 위해서는 꼭 잡아야 했으나 좌전 안타를 맞았다. 주자는 1사 1,2루. 그 순간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힘을 냈다. 홍창기를 1루수 땅볼, 박해민에게 스윙 삼진으로 유도해 실점하지 않았다.

위기를 허용했지만, 버티고 버틴 고영표는 5회말까지 잘 마무리했다.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가 됐지만, 박동원을 3구 삼진으로 막았다. 5회까지 투구수 84개를 기록한 고영표는 경기 반환점을 돈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문성주-신민재-홍창기로 이어지는 왼손 타자들을 우익수 뜬공-투수 땅볼-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kt는 고영표에 이어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곽혜미 기자

kt는 2-2로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7회말 시작과 함께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손동현을 구원 투수로 내세웠다. 손동현은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5경기 총합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깜짝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한편 역대 한국시리즈{29/38, 1982년(1차전 무승부)·1985년(미개최) 제외}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은 76.3%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손에 넣는다. 시리즈의 행방을 가를 수도 있을 1차전에서 상대에 흐름을 빼앗기지 않도록 호투한 고영표. 팀은 그 분위기를 이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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