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16경기 무패 우승 '흑상어' 박성배 감독, "9연승보다 최소실점 더 기뻐"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박성배 숭실대 감독이 모교 축구부를 이끌고 U리그1 2권역 무패 우승을 달성해 왕중왕전에 진출한다.
‘흑상어’ 박성배 감독이 이끄는 숭실대 축구부는 지난 3일 숭실대운동장에서 열린 대학축구 U리그1 2권역 최종전에서 단국대를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숭실대는 U리그 16경기 13승 3무 압도적인 성적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박 감독이 부임한 6월 이래로 9연승을 거둬 대학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7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박 감독은 “무패 우승이나 9연승보다 최소실점으로 우승해서 더 기쁘다. 우리 선수들에게 한 자릿수 실점을 강조했다. 최종전 단국대전에서 1-0 무실점 승리를 거둬 16경기에서 9실점 했다.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숭실대 다음으로 실점이 적은 팀은 하석주 감독이 이끄는 아주대(11실점)다.
고비도 있었다. 박성배 감독은 “12번째 경기 성균관대 원정이 힘들었다. 성대는 스쿼드가 좋은 팀이다. 프로 유스팀에서 올라온 선수도 많다”면서 “성대전에서 이기면 80% 우승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부담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어 “성대 운동장 잔디가 다른 곳보다 오래됐는지 많이 딱딱했다. 축구화를 신으면 턴 동작을 못 할 정도였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이 풋살화로 갈아신고 경기를 뛰었다”며 “종료 15분 남기고 선제 실점해 분위기가 꺾일까 걱정했다. 하지만 5분 뒤에 동점골 넣고, 끝나기 직전에 역전골 넣어 짜릿하게 이겼다”고 회상했다.
성대전에서 승리한 숭실대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상지대를 1-0으로 잡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그 덕에 남은 3경기에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다. 박 감독은 “마지막 3경기에서 로테이션을 활용했다. 한 번은 질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니까 남은 경기에서도 다 이겼다. 알아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수단에게 공을 돌렸다.
현역 시절부터 붙어 다녔던 절친 안정환 감독에게도 축하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박 감독은 “3일 전에 연락 와서 ‘우승했더라? 축하해’ 한마디 했다. 안 감독 스타일이 그렇다. 말을 길게 하지 않지만 친구로서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걸 느꼈다”고 했다.
박성배 감독은 숭실대가 낳은 축구 스타다. 숭실대를 졸업하고 K리그 전북 현대에 신인으로 입단해 주전을 꿰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축구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됐다. 은퇴 후에는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와 U-20 대표팀 코치·수원 삼성 코치·안산 그리너스 코치·양주시민축구단 감독을 맡았다.
돌고 돌아 모교 숭실대 감독이 되어 후배들을 U리그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박 감독은 “모교 축구부 감독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제가 이곳에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숭실대 선수들의 태도가 정말 좋다. 모두 성실하고 경기력도 좋다. 한국 축구를 빛낼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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