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연봉 주고 설계사 모셔와…존재감 점점 커지는 보험대리점
보험사 전속은 3.9% 감소해
상품 판매비중등도 GA가 앞서
삼성생명·AIA등 GA 인수 추진
토스, 1년만에 설계사 1천명 모아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토스의 GA인 토스인슈어런스가 확보한 보험설계사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000명을 넘어서며 대형업체로 등극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2018년말 출범해 비대면 영업에 주력하다 지난해 2월 대면 영업으로 방향을 바궜는데 사실상 ‘제로 베이스’에서 설계사를 새로 모집했음에도 1년 9개월만에 1000명 규모로 몸집을 불린 것이다. 그만큼 GA를 선호하는 설계사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GA는 보험사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쉽게 말해 보험상품의 ‘대형마트’다. 반면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자신이 소속된 회사의 상품만 취급할 수 있다. 보험은 복잡한 상품 특성상 대면 영업이 중심인데, 여러 상품을 비교해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GA로 자리를 옮기는 설계사가 줄을 잇고 있다.
GA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GA 소속 설계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25만208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 반면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같은 기간 16만9075명에서 16만2505명으로 3.9% 줄었다.
GA의 빠른 부상에 따라 보험사들도 GA를 자회사로 육성하거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A생명은 올 9월 자회사 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설립해 수백억 원을 내걸고 설계사 모집에 나섰다. 삼성생명도 우량 GA에 대한 인수와 지분투자, 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다지기 위해 GA 채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본사에서 보험상품 판매 조직을 자회사 GA로 분리해 몸집을 불리는 전략도 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초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고, 지난 9월 한국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에서는 GA 추가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라이프생명과 흥국생명도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 HK금융파트너스를 각각 설립했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사로 두고 있는 GA인 신한금융플러스의 영업지원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손보사가 장악한 건강보험 등 제3보험 분야 판매를 늘려야하는 생보사에 GA 채널이 주요 화두가 됐다”며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신계약 수요가 높아지면서 GA채널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GA의 영업력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마케팅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1600만명에 육박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20·30대에게 인기있는 토스 앱을 통해 설계사와 고객을 무료로 매칭해준다. 그 결과 설계사의 1인당 생산성은 지난 9월 기준 78만원으로, 설계사 실적 기준 GA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경쟁사에서 설계사를 스카웃하기 위해 많게는 수억원대의 정착지원금을 주고,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에 대해 수수료를 선지급하거나 판매 실적에 가중치를 주는 것을 없앴다. GA업계의 오랜 관행을 깬 새로운 시도여서 주목된다.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에게 상품 선택의 중립성을 보장해주고 고객을 위한 설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취지”라며 “3년내 5000명 규모의 GA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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