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 리가 ‘깜짝 선두’ 지로나... 알고 보면 맨시티와 한 식구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는 최근 10년간 FC바르셀로나가 5회, 레알 마드리드가 3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회 패권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 시즌 순위표엔 다소 낯선 이름의 클럽이 맨 위에 올라 있다. 지로나 FC가 주인공이다.
12라운드를 치른 7일 현재 지로나FC는 10승1무1패(승점 31)로 레알 마드리드(승점 29)와 바르셀로나(승점 27)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사수나를 4대2로 물리치며 리그 4연승을 달렸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을 대표하는 팀인 지로나는 국내 팬들에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 백승호(26)가 2018-2019시즌 몸담았던 팀으로 친숙하다. 현재는 17세 유망주 김민수가 지로나B(2군)에서 뛰고 있다.
1930년 창단해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2017-2018시즌 처음 1부 리그에 올랐고, 강등과 승격을 반복한 끝에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역대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알찬 선수 영입으로 탄탄한 전력을 꾸린 것이 올 시즌 지로나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구단주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UAE) 부호 셰이크 만수르(53)는 2014년 ‘시티풋볼그룹’이란 지주 회사를 세워 뉴욕 시티(미국), 멜버른 시티(호주) 등 세계 여러 구단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사들였는데 스페인 지로나도 2017년부터 그룹의 일원이 됐다. 현재 시티풋볼그룹이 지로나 지분의 47%를 소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중소 클럽과 비교해 자금 운용이 원활한 편인 지로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대표팀 스트라이커 아르템 도우비크(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뛴 네덜란드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33)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도우비크는 6골로 리그 득점 5위를 달리고, 블린트는 매 경기 출전해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맨시티와 자매 구단인 점을 활용, 맨시티에서 데려온 풀백 얀 코투(21·브라질)과 미드필더 앙헬 에레라(25·베네수엘라)도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4골을 터뜨린 ‘에이스’ 사비우(19·브라질)도 시티픗볼그룹 멤버인 트루아(프랑스)에서 임대로 왔다. 올 시즌 리그 최다 득점(29골)을 자랑하는 지로나는 12명이 고르게 골 맛을 봤다.
지로나를 이끄는 사령탑은 미첼 산체스(48·스페인).
라요 바예카노와 우에스카, 지로나에서 세 차례 1부 승격을 이뤄내 ‘승격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바예카노와 우에스카 시절엔 곧바로 다음 시즌 2부로 강등됐지만, 지로나에선 팀을 3시즌째 라 리가에 머물게 한 데 이어 올 시즌엔 깜짝 선두를 이끌고 있다. 선수들의 위치를 유기적으로 바꿔가면서 공간을 창조하는 짜임새 있는 전술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지로나가 선두로 올라선 데는 대진운도 한 몫 했다. 12라운드를 거치며 현재 2~5위팀 중 레알 마드리드만 만났는데 0대3으로 패했다.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는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지로나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깜짝 우승을 일궈낸 레스터시티의 성공 스토리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강팀과 연달아 만나는 연말 일정을 잘 소화해야 한다.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하면서 본격 순위 경쟁에 들어가면 다소 처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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