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중압감+만원관중=베테랑도 벌벌 떠는 ‘KS Gravity’ 실수 실책 연발에 흐름 팽팽[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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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3750명 관중이 쏟아내는 함성 탓일까.
2023 KBO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KS)는 첫날부터 황당한 장면이 속출했다.
실책과 실수가 KS 1차전 흐름을 밀고 당기고 있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괜찮은척했지만, KS는 확실히 중압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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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2만3750명 관중이 쏟아내는 함성 탓일까. 2023 KBO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KS)는 첫날부터 황당한 장면이 속출했다.
LG와 KT가 7일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KS 1차전. 대등한 분위기로 결전에 나선 양팀은 의외의 장면들로 경기를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다. 전날 내린 비로 경기 중 기온은 섭씨 6.7도. 관중석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손이 시릴 정도로 쌀쌀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몸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전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으므로 그라운드와 잔디 모두 물에 흠뻑 젖었다. 이날 햇빛이 쨍하게 내리쬈지만, 낮은 기온 탓에 지면이 완전히 마르지는 않았다. ‘딱딱한 그라운드’로 대표되던 잠실구장이 이날만큼은 다른 컨디션이라는 뜻이다. 야수들 특히 내야수들의 집중력이 크게 요구되는 경기.
우려한대로 초반부터 실책과 실수가 쏟아졌다. 1회초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KT 김상수는 초구에 2루를 훔쳤다. LG 포수 박동원이 급히 2루로 뿌렸지만, 공이 손에서 빠져 2루로 달려가던 신민혁 오른쪽으로 휘었다. 신민혁의 글러브를 스친 공은 중견수 쪽으로 굴렀고, 김상수는 3루에 안착했다.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KT가 선취점을 뽑은 배경이다.
1회말에는 KT 베테랑 박경수가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1사 후 박해민과 김현수가 KT 선발 고영표로부터 연속안타를 뽑아 1,3루 기회로 연결했다. 딘 오스틴이 바깥쪽 속구에 손을 내밀었는데,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더블플레이성 타구. 그러나 박경수가 한번 펌블했고, 급히 2루로 토스한 공을 유격수 김상수가 또 떨어뜨렸다. 주자와 겹친 탓. 이닝 종료 상황이 동점 허용에 1사 1,2루위기로 이어졌다.
오지환의 우전안타와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LG가 흐름을 되찾아온 이유였다.
2회초 반격에 나선 KT는 무사 1,2루에서 댄 문상철의 희생번트가 땅에 박히듯 멈춰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홈플레이트 오른쪽 꼭지점 바로 앞에 멈춘 탓에 LG 포수 박동원이 손쉽게 집어 들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고, 2루를 거쳐 3루로 가던 배정대마저 1루 커버에 들어갔던 신민재의 빠른 판단으로 횡사해 트리플플레이가 나왔다. KS에서 트리플플레이가 나온 건 2004년 삼성과 현대의 1차전 1회초 이후 19년여 만에 나온 두 번째 진기록이다. 트리플플레이 환경이 조성된 시발점이 KT 선두타자 장성우의 타구를 LG 3루수 문보경이 떨어뜨려서다.
실책과 실수가 KS 1차전 흐름을 밀고 당기고 있다는 의미다.
1-2로 뒤진 4회초에는 주루 실수가 눈에 띄었다. 1사 1,2루에서 KT 장성우가 우중간 적시타를 뽑아냈다. 발빠른 앤서니 알포드는 2루로 향하며 가속해 3루에 안착한 뒤 홈으로 하프웨이를 시도했다. 알포드가 멈추는 과정에 미끄러졌는데, 공교롭게도 홍창기-신민재를 거쳐 홈으로 릴레이되던 볼이 뒤로 빠졌다.
3루로 돌아가려던 알포드가 다시 홈으로 쇄도했고, 홈 커버에 나선 LG 켈리가 볼을 집어 박동원에게 던진 게 또 한 번 옆으로 빠졌다. 박동원이 급히 몸을 돌려 홈에 던졌고, 어느새 홈 커버한 오스틴이 태그해 역전을 막아냈다. KT로서는 알포드가 처음으로 홈으로 내달렸거나, 늦었다고 판단했을 때 귀루를 선택했더라면 흐름을 이을 수 있는 기회였다.
겉으로는 괜찮은척했지만, KS는 확실히 중압감이 다르다. 베테랑들도 중압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무대라는 게 1차전부터 증명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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