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억해요, 파독 광부 60주년 기념 행사
정예원 앵커>
1963년, 247명의 한국인 청년들이 최초의 광부로 독일 땅을 밟은 지 올해로 60주년입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파독 광부와 파독 간호사들이 직접 기념행사를 마련했는데요.
독일 동포사회 구성원들도 참석해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김운경 글로벌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운경 국민기자>
(장소: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래전 폐광돼 흔적만 남은 독일 광산.
수천 미터 지하 갱도로 광부들을 실어 나르던 엘리베이터 시설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잘바우 쉔호프 회관 / 독일 프랑크푸르트)
말설고 물설었던 독일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온 지 60년.
그 지난 시간들 절절히 쌓였던 설움이 소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현장음> 안석순 / 파독 광부
"설움 지고, 설움 지고, 만고풍상 이 세상이 설움 지고, 설움 지고~"
세월이 지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파독 광부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무대 공연까지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
인터뷰> 선경석 / 독일 남부글뤽아우프복지회장 (1977년 마지막 파독 광부)
"우리 당사자들, 그 시대 사람인 60대 후반에서 70·80대분들을 (공연에) 출연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모습을 우리가 보고..."
같은 시절 함께 고생했던 파독 간호사들은 그냥 있을 수 없습니다.
합창단을 구성해 노래로 6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했습니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오직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버텨온 파독 근로자.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젊어서 고생한 보람으로 지금은 안정된 노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부환 / 파독 광부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한다면 (힘들었죠.) 그런데 지나고 다 이렇게 잘 살잖아요. 지금 모두가 다 훌륭합니다."
동포 3세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K-POP 댄스를 추며 할아버지들을 위로하고 즐겁게 해드립니다.
인터뷰> 이서연 / 동포 3세
"할머니·할아버지 분들이 너무 존경스럽고요.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현장음> 한상원 / 독일 남부한인회장단협의회장
"파독 광부 60년 회갑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글뤽 아우프!"
교민 사회는 역경을 딛고 한인사회를 일구어낸 이민 원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복되고 편안한 여생을 기원했습니다.
인터뷰> 김상희 / 독일 칼스루에 거주 교민
"그분들이 안 계셨다면 저희가 독일 땅에 와서 잘 정착하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한 분들이에요.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인터뷰> 고경석 / 독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
"한독 관계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자부심, 그리고 독일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굉장히 좋게 만들었다는 그런 긍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사신다면 남은 여생 아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고..."
1963년부터 1977년까지 14년 동안 75차례에 걸쳐 파견된 광산근로자는 모두 7,936명.
이 중 독일에 남아있는 파독 광부는 1,00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파독 근로자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취재: 김운경 국민기자)
김운경 국민기자
"파독 광부60 주년 행사는 광부들뿐 아니라 동포 3세대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기념하고 축하하면서 독일 동포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국민리포트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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