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첩보, 불리할 땐 후퇴…침팬지도 ‘군사전략’ 짠다

이시내 2023. 11. 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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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보다 먼저 고지를 선점하라. 그래야 전투에서 우위를 누릴 수 있다."

이같은 오랜 군사전략을 침팬지가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침팬지가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되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언덕을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베인 르모인 박사는 "전술적 전쟁 행위는 인간 진화의 원동력으로 꼽힌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가 인간의 오랜 군사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찰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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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침팬지 3년 관찰 결과
위키미디어커먼스

“적보다 먼저 고지를 선점하라. 그래야 전투에서 우위를 누릴 수 있다.”

<손자병법> 제9편 행군편(行軍篇)은 군대를 옮길 때 지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적의 동태를 살펴 상황을 파악하는 요령도 설명한다. 이같은 오랜 군사전략을 침팬지가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실뱅 르모인 케임브리지 대학교 소속 생물인류학자가 이끈 연구진은 이러한 내용의 분석결과를 국제학술지 ‘PLOS 생물학’에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간 이외의 동물에서 전술적 행동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서 서아프리카 최대 열대우림 보호지역인 코트디부아르의 타이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침팬지 2개 집단을 관찰했다. 각각 40~45마리로 구성된 이들 집단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까닭에 영역을 놓고 다투는 적대관계에 있다. 

주목할 점은 경쟁집단을 대하는 침팬지의 신중한 태도다. 이들은 경쟁집단과 가까운 곳에 있을 때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안전한 영역 안에 있을 때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들은 평소와 달리 소리를 죽이며 적의 동태를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침팬지가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되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언덕을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침팬지의 이동거리는 경쟁집단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졌다. 경쟁집단이 500m 떨어져 있을 땐 상대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리가 40%가량 늘었다. 1㎞ 멀리 떨어져 있을 땐 50%, 3㎞ 떨어져 있을 땐 60%가량 늘었다. 

침팬지들은 또 영역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작은 무리를 지어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실베인 르모인 박사는 “전술적 전쟁 행위는 인간 진화의 원동력으로 꼽힌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가 인간의 오랜 군사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찰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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