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대구, 김건희는 전남行… 朴 만나 보수 결집·호남달래기
전통시장 상인들 목소리 청취
최근 '현장 소통'을 강조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직접 민생 속으로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구 칠성시장, 김 여사는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 등을 찾아 상인 등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하는 등 보수결집에 나섰고, 김 여사는 전남에서 호남민심을 달래는 투 트랙 행보를 보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칠성시장에 와서 여러분들 뵈니까 저도 아주 힘이 난다"면서 "더 열심히 일해야 되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칠성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시장 점포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상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제품을 직접 구매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채소를 파는 명진상회에 들러 청도 한재미나리를 7봉지 구입했고, 옛날과자를 파는 계영제과를 방문해 자색고구마로 만든 과자를 가리키며 "어릴 때 좋아했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파래과자와 생강과자 등을 시식한 뒤 여러 종류의 과자를 구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시장방문을 마치고, 칠성종합시장 상인, 지역 국회의원 등과 함께 소곰탕, 대구식 생고기인 뭉티기 등으로 오찬을 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악수를 하다보니 손이 찬 분이 많았다"며 "민생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시장 방문을 마친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도운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창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시장 상인들은 주차장 확보, 화재 예방 등을 대통령이 챙겨달라고 부탁했고, 윤 대통령은 중소벤처비서관에게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건전 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에만 오면 마음이 편하다. 시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도 전혀 피곤한 줄을 모르겠다. 일정만 허락한다면 모든 점포에 상인분들을 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서 '지방 일정이 있으면 시장 방문을 가급적 꼭 넣으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바르기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부정과 부패를 추방하고 법질서를 지켜 정직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면서 "가짜뉴스 추방 운동이 우리의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89년 설립된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지난 4월 서문시장을 방문한 이후 7달 만에 다시 이곳 대구에 왔다"며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인사했다.
아울러 "바르게살기운동은 삶의 질을 높이는 국민 의식 개혁운동이고, 거짓과 부패를 추방하는 바른 사회 만들기 운동이며, 가정 사랑, 이웃 사랑, 나라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도덕성 회복 운동"이라며 "바르게살기운동이 지금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정부는 바르게살기운동의 진실, 질서, 화합이라는 3대 정신과 바르게살기운동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정부포상에서 홍성근 대구시협의회 회장 등 13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 등 훈·포장 및 대통령 표창을 친수했다.
전남 전통시장을 방문한 김 여사는 노점과 수산물 가게 등에 들러 상인들에게 장사에 어려움은 없는지를 물으며 제철 농산물과 반건조 생선, 멸치, 건어물 등을 구매했다.
김 여사는 상인들에게 "요즘 어떠냐. 경기가 많이 안좋으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상인의 푸념에는 "그래서 제가 대신 왔다. 제가 서울 가서 홍보 많이 하겠다"고 위로했다. 시레기와 나물 등을 팔고 있는 할머니 상인에게는 "시래기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여기 있는 시래기는 제가 다 사갈게요"라고 통 큰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여사는 시장 방문에 이어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인을 위로하고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43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지난 9월 선종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생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M 치료실'을 방문해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겼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소록도를 방문하기 전 찾은 유자 체험농장에서 직접 만든 유자청을 선물로 전달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13일에도 전남 목포시의 목포문화예술회관을 방문해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했고, 이에 앞선 지난달 10일에는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전시 현장을 찾는 등 호남지역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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