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위기 한센인 요양시설…“운영 규정 마련”
[KBS 청주][앵커]
평생을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상당수 한센인은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껏 한센인을 위한 요양시설 규정이 없어 일부 시설이 폐쇄 위기에까지 놓이면서 관계기관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옹기 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
여느 노인 복지 시설과 비슷해 보이지만, 고령의 한센인들이 모여 생활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노인요양시설' 기준의 인력 배치 기준을 못 맞췄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정지나 시설 폐쇄 명령을 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주민 반대가 심한 데다 한센인 요양시설에 대한 구체적 제도 기반도 없어, '노인요양시설'로 시설을 운영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길용/한국한센총연합회장 : "갈 데가 없잖아요. 누가 마음대로 갈 수가 있어야지. 그렇다고 자유롭게 살 수도 없지."]
다른 지역 한센인 생활시설도 요양 보호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면서, 지난해 한센인 천백여 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시설 특성에 맞는 운영 규정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권익위가 화답했고, 질병관리청은 한센인 시설 특성에 맞는 운영 기준을 마련하면서 시설별로 인력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또, 청주시의 경우 제도가 개선되기까지 한센인 요양시설에 대해 노인요양시설 기준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김태규/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법률과 현실이 맞지 않는 경우들이 생겨납니다. 법에 위반되는 문제점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한센인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요양시설에 거주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김선영 기자 (wak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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