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K팝 팬이 아니다”…이유 들어보니
[앵커]
최근 태국에서, SNS를 중심으로 한국여행을 가지 말자는 주장이 잇따랐습니다.
한국 입국 심사에서 거부당해 사실상 태국으로 쫓겨났다는 경험담들이 함께 공유된 건데요.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이런 주장을 한 태국인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한국 걸그룹 멤버의 캐릭터들, 모두 손수 그렸습니다.
두 달 전 한국행을 택한 것도, 이들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태국인 K팝 팬 : "한국에서 팬 사인회가 있었어요. 돈을 모아 한국에 가서 직접 그들(걸그룹)을 만나기로 결심했죠."]
마침내 한국에 도착했지만, 공항에서부터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태국인 K팝 팬 : "입국 심사 직원이 다른 서류는 보지도 않고, 태국 여권만 보더니 조사실로 데려가서 곧바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왜 한국에 온 거냐, 팬 사인회 입장권은 있느냐, 잇따른 질문에 입장권 영수증과 귀국 항공권, 걸그룹의 앨범까지 보여줬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태국인 K팝 팬 : "입국 심사 직원이 '앨범은 누구나 산다, 그 행사에 간다는 걸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한국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어요."]
결국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고, 큰 실망감에, SNS에 "나는 이제 K팝 팬이 아니다"라는 글까지 쓰게 됐습니다.
[태국인 K팝 팬 :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이 모든 게 사실이라고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거로 생각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청년은 여전히 한국과 k 팝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안이 두 나라 네티즌의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양국 정부가 수습에 나섰습니다.
조만간 양국 외교부의 영사국장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법무부도, 태국인 차별은 없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한국 내 15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태국인 불법 체류자 문제가 이번 사안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태국 정부도 한국에서의 불법 취업을 강력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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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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