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당 창당’ 띄우는 이준석…촉각 곤두세운 與野
“비명계 외 진보 인사와도 교류”
野 이상민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띄우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총선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국민의힘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이 전 대표가 비명(非明)계 의원들과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선이 쏠렸다. 다만 비명계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등 다른 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 시점을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 전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을 띄우고 있는 가운데, 비윤(非尹)계뿐 아니라 민주당 인사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비명계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CBS라디오에서 지난달 이 전 대표와 함께 서울 모처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히며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만약 제가 신당을 창당하게 되면 다양한 분의 의견을 골고루 담을 것이다”며 “민주당 내 비명계를 포함해 진보정당 계열 인사와도 교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스스로 거취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12월 말까지 가는 건 늦다. 그 이전에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진행자가 “한 달 안에 결판나는가”라고 거듭 묻자 “그럴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다만 비명계 의원들은 신당 합류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또 다른 비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서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라고 하더라도 간극이 많이 넓다”며 “그건 그렇게 썩 현실적인 선택지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도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그냥 일상적인 평범한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내년 총선은 결과에 따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며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지 않다면 어렵사리 세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함께 승리를 위한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신당이 나온다면 결국은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그 신당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의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본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준석 신당이 비례정당으로 간다면 여당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서도 ‘조국 신당’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양당 모두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되면 양당이 병립형 선거제로 복귀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민의힘한테는 수도권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에서 양당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 많은데 그런 지역에서 2030과 중도층의 표가 이준석 신당으로 빠져버린다면 국민의힘의 표를 잠식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 전 대표가 당선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한테는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며 어떤 세력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고, 민주당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신당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교수는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이 있거나, 두터운 팬덤이 있거나, 유력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한다”며 ‘이준석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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