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대구, 김 여사는 순천…'영·호남' 민심 행보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1. 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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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칠성시장 찾아 "힘 난다"…박근혜 달성 사저서 '깜짝 회동'
현관 앞까지 마중한 朴, 친밀감 과시…김 여사, 순천시장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환담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대구와 전남을 '동시 공략'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민심을 달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를 '깜짝 방문'했다. 김 여사는 전남 순천 전통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며 지역 소통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점심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두부, 청국장, 새우젓, 미나리, 전통과자 등을 구매하고 시장 상인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대구 서문시장을 세 차례 방문했는데, 칠성시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전통시장 상인이 잘되셔야 한다"고 격려하며 "추워진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라"고 당부했다. 채소 가게에 들러서는 의자에 앉아 상인 부부와 오랜 시간을 대화를 나누며 애로사항을 경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은 제가 각별히 챙기려고 한다"며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파시는 분들은 좀 나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은 또 어려움이 많지 않겠냐, 그래서 가급적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칠성시장에 와서 여러분을 뵈니까 저도 아주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며 "겨울이 다가오는데 여러분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과 소곰탕, 대구식 생고기인 '뭉티기'로 오찬을 함께 나누며 "정부가 건정 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겠다"며 사회적 약자 복지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구 방문의 '백미'(白眉)는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깜짝 환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구 달성 사저를 직접 찾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현관 앞까지 나와 윤 대통령을 맞으며 반가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60분간 꽃과 날씨 등 가벼운 주제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 성과 등 폭넓은 대화를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년 추도식 이후 12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만남에서는 사저 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했지만,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마중을 나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입맛'까지 고려해,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홍차와 우유, 감과 배 등으로 상을 차렸다.

윤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료를 읽었다고 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환담 후에도 사저 정원을 걸으며 대화를 이어갔고,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는 박 전 대통령이 바깥까지 나와 배웅하려 해 윤 대통령이 이를 간곡히 만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전남 고흥에서 열린 유자 따기 및 유자청 만들기 행사에서 가지에 매달린 유자 열매를 따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보수 대통합'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찾은 데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친밀감을 과시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 기반을 재정비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전남 순천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이 영남권을 찾은 사이, 그는 호남 지역 민심을 챙기며 대통령 부부가 '통합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남색 니트에, 파란색 머플러, 당나귀 그림이 그려진 하늘색 파우치 차림으로 순천 아랫장을 찾았다.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지역 주민들이 몰리면서 환호성이 터졌고, 일부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수산물을 '웃돈'을 얹어 구매하려 했다가 상인의 '칼계산'에 물러서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한 수산물 가게에서 서대(넙치)와 민어를 한 마리씩 구매하면서 "얼마죠"라고 물었고, 상인은 "5만원, 3만원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그러면 10만원이죠"이라며 2만원을 더 얹어 건넸다. 하지만 상인은 웃으면서 "계산은 정확해야죠"라며 8만원만 받았고, 이어 "열심히 살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여사는 이 밖에도 국거리 밴댕이, 당근, 부추, 파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시장 상인과 대화하며 "경기가 많이 안 좋으냐", "제가 많이 팔 수 있도록 해드려야" 등 격려하기도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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