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강타한 부동산 …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기회
사무실빌딩 입지 중요성 커져
교외는 물류용으로 전환 예상
레버리지 막힌 개발회사들에
자본 제공하면 고수익 기대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있다면 가격이 아주 매력적인 수준까지 낮아질 겁니다."(앤드루 뷰익 브룩필드자산운용 전무 겸 동아시아 대표)
"40년 이상 부동산에 투자해왔는데,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피에르 바퀴에 티케하우캐피털 부동산 부문 공동대표)
7일 매일경제신문·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2023(GAII 2023)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이 '부동산 투자에 가장 매력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고금리와 그로 인한 리파이낸싱(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 등 시장을 경색시키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고품질 자산에 가치보다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뷰익 대표는 "고금리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부동산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오랫동안 활용 가능한 고품질 자산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브룩필드는 총운용자산만 3300억달러(약 443조19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에 특화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다. 다만 그는 전제조건으로 장기 투자에 대비한 충분한 자본, 즉 '실탄' 확보를 주문했다. 그는 "은행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부동산의 경우 과거만큼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개발업자들에게 자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높은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시장이 국가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통된 움직임도 포착됐다. 프리미엄 오피스 선호 현상, 이른바 '옥석 가리기'다. 뷰익 대표는 "뉴욕 맨해튼 서부에 위치한 프리미엄 입지의 사무용 빌딩 2채가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임대됐는데, 임대료가 30% 정도 올랐다"며 프리미엄 입지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소개했다. 바퀴에 공동대표도 "코로나19 이후 사무실 환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파리나 런던 같은 주요 대도시 도심지는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공실률도 낮다"며 "프리미엄 오피스를 제외한 교외의 세컨더리 오피스는 서서히 소멸하고, 결국 대지(땅) 자체의 가치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케하우캐피털은 유럽에서 140억달러(약 18조2812억원) 수준의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렇게 소멸한 오피스가 로지스틱스(Logistics)와 디지털화에 따른 데이터센터로 전환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바퀴에 공동대표는 "기업의 백오피스 용도였던 교외 오피스들은 대체로 라스트마일 로지스틱스(Last mile Logistics·물류 배송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뷰익 대표 역시 "로지스틱스와 풀필먼트(Fulfillment·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는 가장 눈여겨보는 섹터"라고 조언했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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