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자 주관이 지배한 주택시장… 들쭉날쭉 집값은 '숙명' [혼돈의 주택통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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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마다 나타나는 집값 통계 엇박자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동산원·KB 등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표본확대·조사방법 개선 등에 나섰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7일 파이낸셜뉴스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원(실거래·표본)과 KB의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집값 변곡점 때마다 엇박자 통계가 나타났다.
표본통계 조사에서는 KB 13.06%, 부동산원 3.01%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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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통계 3%·KB지수 6% 하락
집값 변곡점마다 통계 '엇박자'... 통계 연속성 유지하는 개선안 필요
미세조정 외 근본대책 사실상 없어
변곡점마다 나타나는 집값 통계 엇박자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동산원·KB 등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표본확대·조사방법 개선 등에 나섰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사 방법·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표본조사가 '평가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조사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변곡점마다 '엇박자 통계'
7일 파이낸셜뉴스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원(실거래·표본)과 KB의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집값 변곡점 때마다 엇박자 통계가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휩쓴 2008년이 대표적이다. 실거래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값은 10.20% 하락했다. 반면 KB 통계로는 3.20%, 부동산원 표본통계로는 7.12%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집값 폭등기에도 마찬가지다. 감사원은 현재 통계조작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0년에 실거래지수로는 22.63% 폭등했다. 표본통계 조사에서는 KB 13.06%, 부동산원 3.01% 등을 기록했다. 표본통계 조사에서도 4.3배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2021년에는 KB 수치가 부동산원 실거래가 상승률을 앞서기도 했다. 실거래가가 표본보다 더 상승하고, 하락했는데 예외적 현상이 나온 것이다. 상승률을 보면 KB 16.40%, 실거래지수 13.08%를 기록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다. 실거래지수로는 22.19%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표본통계 기준으로는 KB -2.96%, 부동산원 -7.70% 등이다. 올 들어서도 통계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박사는 "부동산원, KB지수는 실거래지수에 통상 1개월 후행하며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상관성이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못 고치나 안 고치나
논란이 있을 때마다 표본·조사방법 등이 달라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양측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실거래지수와 표본 간 격차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현행 평가기반 방식에서는 표본 수를 늘리고 방법을 개선해도 엇박자 통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조사원의 주관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특히 집값 변곡점 때는 조사원이 어떻게 시장을 보느냐에 따라 상승·하락 폭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시장이 안정국면일 때는 상승·하락률 격차가 크지 않았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도 "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표본기반 지수는 조사자의 주관이나 자의성이 개입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시세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D중개업소 대표는 "조사에 참여하는 업소마다 서로 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어떤 기준에 맞춰 시세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사기관들도 근본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통계의 연속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KB는 1986년부터, 부동산원은 2006년부터 통계를 작성해 운용해 오고 있다.
한 시세조사 기관 담당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통계의 연속성 때문에 근본적인 개선은 쉽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미세조정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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