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가자 시가전 임박…아브라함 협약 의미와 한계는?
[앵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 사태가 꼭 한 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민간인 피해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의 가자 시티 시가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충돌 한달을 돌아 보고 현 사태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의 중동 화해 협력 전략 아브라함 협정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서 정제혁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인한 피해 상황 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국제 사회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현지 시간 어제 하마스 요새 한 곳을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48시간 안에 시가전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가전이 본격화되면 아무래도 민간인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제 사회도 이스라엘 측에 자제를 촉구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은 완강합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가 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절반에 가까운 4천 100 여명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어린이 피해자가 많은 거죠?
[기자]
네 우선 가자시티의 높은 밀집도 때문에 하마스 작전 지역과 일반인 거주 지역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이스라엘군의 대 하마스 작전은 지금 병원, 학교, 주택, 피난 시설 등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전해 드린 4천 여명의 어린이 사망자 말고도 부상당한 어린이도 6천여명이 넘고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가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까지 경고하면서 양측에 즉각 휴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금 알려진 바로는 가자 지구 전체 220만명 인구 가운데 절반 가량이 18세 미만 미성년자라고 합니다.
바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높은 출산율이 그 배경인데요.
이들에게는 자녀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민족의 세력을 키워나가는 길이라는 믿음이 강하다고 합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여성 1명의 생애를 통틀어 합계 출산율은 3.38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잦은 충돌이 있었지만 어느정도 관리 되고 있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관계가 이렇게 된데는 그동안 여러 분석이 있었는데 이 중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아브라함 협약은 왜 하마스를 자극한 것인지?
[기자]
네 아브라함 협약은 아랍권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새로운 중동 질서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아브라함은 아시는바와 같이 성서에 나오는 유대인들과 아랍 민족 공통의 조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도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무슬림들은 굳게 믿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20년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이스라엘과 아랍 에미리트간 평화 협약이 체결됐고 그 뒤를 바레인과 모로코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뒤따랐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이란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아랍 국가들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과 아랍 미국의 일종의 대 이란 3각 안보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에 서로 공감한 것.
문제는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과 이스라엘의 점령을 먼저 끝내는 문제는 논의에서 사실상 배제됐습니다.
당시에도 팔레스타인은 이 협약에 응한 아랍국가들을 종교적인 배신이라면서 맹비난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결정적으로 이슬람의 종주국이라고 할 사우디 아라비아마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는다는 관측이 흘러 나왔습니다.
과거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 우선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일종의 피로 현상을 들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랍국가들도 오일 파워가 예전 같지 않고 탈 석유 정책을 통해 미래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이번에 자칫 이런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면 고립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여기에 이스라엘 현 집권세력인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 당과 극우 시오니스트 연정을 자극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투쟁 동력을 이어가려는 노림수도 작용.
[앵커]
아브라함 협정으로 중동에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오히려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닌가요?
[기자]
미국의 의도는 이런 협력 체제를 구축해서 중동 문제와는 거리를 두고 싶어 했지만 결국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 협약과 같은 다자간 데탕트 , 긴장완화 시도가 효과를 거두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갈등과 분쟁의 당사자를 소외시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마침 올해는 지난 1993년 9월 13일 오슬로 협정이 체결된 지 30년을 맞는 해 입니다.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합의한 이른바 '두 국가' 해결 방식이 현상황과 관련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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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혁 기자 (j.ch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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