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의당 혁신 재창당안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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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왜 외면받을까.
정의당이 내놓은 혁신 재창당안에서 거꾸로 원인을 생각해 보자.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보선 득표율을 다 합쳐도 3.42%밖에 안 되지 않는가.
정의당이 탈진보·탈이념해야 하느냐는 것은 정체성 문제인 만큼 제3자가 함부로 말하기 힘든 것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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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책 '한국 정치 리부트'에서 "진보정치의 도덕적 이상은 모든 이슈에서 개혁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면서도 "모든 진보성의 교집합 영역에만 색칠한다면 자칫 진보정치의 구성원을 너무나 협소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반자본주의자·페미니스트·생태주의자·채식주의자·평화주의자인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신 교수는 진보정당은 '모든 면에서 진보주의를 요구하는 최대 강령 전략으로 최소 동맹을 구성할 것'인지, '큰 틀의 가치 합의를 요구하는 최소 강령 전략으로 최대 동맹을 구성(이른바 우클릭)할 것'인지 딜레마에 놓인다고 봤다. 지난 1년간 수면으로 드러난 정의당 내 갈등도 이런 양상이었고, 지도부는 전자를 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다.
정의당이 탈진보·탈이념해야 하느냐는 것은 정체성 문제인 만큼 제3자가 함부로 말하기 힘든 것은 안다. '최대 강령 최소 동맹'이든 '최소 강령 최대 동맹'이든 제3지대 자체의 성공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정의당이 어려운 이유를 좀 더 생각해 보면, 그것이 정의당 때문만은 아니라는 데 구성원·지지자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정의당 잘못이 없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거대 양당 간 극한대립과 경제상황 등이 나빠질수록 진보의제, 진보정당 인기가 떨어진다는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편 정치 양극화가 심각한 만큼 무당층도 역대 최대이고, 실용주의 정치집단에 대한 갈증이 큰 것을 보면 당내 일각의 중도 확장론이 일리 있어 보인다.
정의당이 원내정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던 데는 중도 진보 유권자가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정의당을 찍는 식으로 교차투표를 해 온 덕도 있다. 과도한 양당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당시 정의당을 실질적인 제3세력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더는 정의당을 유의미한 대안세력으로 보지 않는다. 지금의 혁신 재창당안을 보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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