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후보자 "확인 안되면 보도 않을 것…성과 없인 승진 없어"(종합)

김민지 기자 안은재 기자 2023. 11.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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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사청문회 "언론계 30년 일했는데 낙하산? 공모절차까지 거쳤다"
민주당 "박 후보자는 상습 세금체납자"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안은재 기자 = 박민(60) KBS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강조했다. 또한 KBS에 민간 기업 경영 인사 시스템 도입, 방만 경영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박 후보자는 1991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지난달 KBS 이사회에서 제26대 사장으로 임명제청됐다. KBS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의철 전 KBS 사장은 방만 경영 등 이유로 지난 9월 해임됐다. 신임 사장 임기는 김 전 사장 임기 잔여기간인 내년 12월9일까지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나 자신이 KBS 사장 후보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생각하지 않고, 방송인으로서의 경험도 없고 경영을 온전히 책임진 적도 없다"라면서도 "다만 오늘의 KBS 위기는 방송 전문성이나 경영 역량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2008년 이후 15년간 KBS는 30년 방송 경력을 가진 KBS 출신 사장이 이끌어왔으나, 미디어 시장의 파괴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방송을 해왔고, 국민이 내는 수신료에 안주한 채 능력과 성과를 외면한 정실주의 인사로 수십 년간 쌓아온 KBS의 역량을 스스로 훼손했다"라며 "더 이상 KBS 내부 인사로는 KBS의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국민 대다수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나는 부족하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을 수년간 고민해왔고, 방송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신문의 미래 비전를 직접 구상하고 액션 플랜을 실천해 언론계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내게 기회를 주신다면 국민이 신뢰하는 KBS, 국민을 섬기는 KBS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KBS 뉴스와 라디오 진행자들이 대부분 정치 편향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여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KBS가 2022년도에 행정제재를 받은 게 50건인데 그중에 32건이 2개의 특정 라디오 프로에 집중돼 있다"라며 "이 내용이 '편향적인 방송을 했다' 이런 것들을 보여 준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KBS 9시 뉴스 시청률과 시청자수가 모두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실 계획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첫 번째는 뉴스의 정확성"이라며 "취임을 하게 된다면 확인이 되지 않은 사실에 관해서는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중단하고 정확한 보도를 목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속보경쟁에서 조금 뒤처지더라도, 확인이 되지 않은 사실은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우리 사회가 모두 관심 있는 어젠다라면 사실이 확인된 내용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구분해서 보도하겠다"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낙하산 인사'이라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선 "낙하산이라는 표현은 관련분야 전혀 상관없는 분을 임명권자가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경우를 말한다"라며 "저는 언론계에서 30년간 일했고 KBS 공모 절차 거친 뒤 상당한 진통을 겪어 오늘 이 청문회까지 왔다, 이 경우까지 낙하산이라고 하면 많은 공직자들이 낙하산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박 후보자는 KBS의 경영적자 문제에 대해서는 "KBS에서는 50% 이상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1300여명이 부장급 이상 직급"이라며 "(그동안) 입사하면 무조건 승진하는 인사 시스템이었지만 이번에 KBS 사장으로 가게되면 민간기업에서 하는 경영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과 거둔 사람은 일정 부분 승진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일정 기간 도태하는 원칙적 경영 인사 시스템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KBS 내 전체 인력의 20%인 비규정직의 평균 임금이 정규직의 약 38% 밖에 되지 않는 점에 대해선 "방송 특성상 업무 형태가 다양하다 보니 임금 구조와 복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라면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하에 충분한 일을 하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민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는 초반부터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등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 측이 허위사실 유포라며 청문위원들을 겁박했다고 주장하며 박 후보자의 사과를 요구했고, 이어진 신경전 속에 집단 퇴장했다. 인사 청문회는 시작 1시간20분만인 오전 11시20분 정회해 오후 2시 속개했다.

또한 민주당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민 KBS사장 후보자에 대해 "상습적인 세금체납자"라며 "박 후보자가 과태료와 지방세 등을 상습 체납해 무려 52차례 자동차 압류를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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