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노벨상' 신창재 "생명보험 본질은 사랑"

최한종 2023. 11. 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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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보험회사와 설계사, 고객 모두 돈 버는 데만 관심이 쏠려 보험이 '돈 이야기'로 변질하고 있습니다. '돈 이야기'를 '사랑 이야기'로 고쳐 써나가겠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보험 명예의전당 월계관상' 수상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신 의장은 생명보험제도는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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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
보험은 상부상조 정신 담아
이익 실현에만 치중하지 말고
돈 아닌 사랑 이야기 써나가야
1996년 신용호 창립자도 헌액
세계 보험업계 첫 '父子 수상'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왼쪽)이 ‘2023 보험 명예의전당 월계관상’을 받은 뒤 조쉬 란다우 세계보험협회(IIS)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보험회사와 설계사, 고객 모두 돈 버는 데만 관심이 쏠려 보험이 ‘돈 이야기’로 변질하고 있습니다. ‘돈 이야기’를 ‘사랑 이야기’로 고쳐 써나가겠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보험 명예의전당 월계관상’ 수상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신 의장은 “생명보험이 사랑의 정신으로 운용되는 금융제도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보험회사가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사회복지 및 금융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그것이야말로 나의 사명이자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다.

 “상부상조 정신 담은 제도”

세계보험협회(IIS)는 이날 열린 ‘2023 글로벌인슈어런스포럼’에서 신 의장을 보험 명예의전당 월계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23년간 교보생명을 이끈 신 의장이 수상 소감으로 가장 강조한 것은 한국 보험시장의 과제와 사회적 역할이었다.

신 의장은 생명보험제도는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고난을 겪는 사람들을 다른 이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도와주는 ‘상부상조 정신’을 구현한 금융제도라는 것이다. 신 의장은 “어려운 시기에 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는 사랑의 정신은 인간의 본성”이라며 “생명보험은 이런 마음이 담긴 가장 아름다운 제도”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돈 이야기’로 변질했다는 게 신 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대부분의 생보사가 보험의 아름다운 정신을 간과하고 신계약 매출 경쟁이나 이익 실현에 치중한 나머지 불완전판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관행으로 인해 고객의 미래 위험을 보장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신 의장은 시상식에 모인 보험업계 관계자들에게 “우리 모두 함께 보험의 ‘돈 이야기’를 ‘사랑 이야기’로 고쳐 써나가자”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글로벌 보험사 및 유관기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보험학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조쉬 란다우 IIS 대표는 “신창재 의장은 변화 혁신과 통찰적 리더십, 사람 중심 경영을 통해 ‘보험 명예의전당’의 정신을 구현했다”고 했다.

 부자가 ‘보험업계의 노벨상’ 수상

1957년 제정된 보험 명예의전당 월계관상은 ‘보험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신 의장은 1996년 명예의전당에 오른 부친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부자(父子) 기업인이 함께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것은 세계 보험업계 역사상 처음이다. 신용호 창립자는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창안해 국내 생보산업을 이끌고 교보문고 설립을 통해 교육 진흥을 구현한 공로를 인정받아 IIS로부터 1983년 세계보험대상과 1996년 명예의전당 월계관상을 받았다.

신 의장은 생명 탄생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에서 생보사 CEO로 변신했다. 신 의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의대 교수를 하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평생 생보업에 종사하게 된 운명을 그 무엇보다 보람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 보장을 위해 함께 땀을 흘려온 교보생명의 모든 임직원, 재무설계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기타오 요시타카 일본 SBI홀딩스 회장은 “신 의장이 부친에 이어 보험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것은 한국 보험업계를 뛰어넘어 아시아 보험산업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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