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규정 없어 '우왕좌왕'...축구협회 스스로 떨어뜨린 FA컵 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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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최대 규모의 FA컵 권위가 실종됐다.
지난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와의 FA컵 결승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홈팀 포항이 4-2 역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2023 FA컵 결승 진출팀이 결정될 4강전을 8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FA컵 4강전은 지난 1일 개최됐고, 그 결과 포항과 전북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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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 최대 규모의 FA컵 권위가 실종됐다.
지난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와의 FA컵 결승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홈팀 포항이 4-2 역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의 포항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다 나왔지만 그 이면에는 비판을 면치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
규정대로라면 FA컵 결승은 홈 앤드 어웨이로 열려야 했다. 그러나 이번 FA컵 결승은 단판 경기로 우승팀을 가려냈다. 이에 앞서 2023 FA컵 결승 진출팀이 결정될 4강전을 8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새만금 국제스카우트연맹 잼버리 대회 사태와 태풍 카눈의 영향이 겹쳤다. 이 과정에서 준결승을 앞둔 4개 구단은 각각 대한축구협회 측에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협회는 결국 4강전을 8월이 아니라 한참 뒤인 11월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확정하고 통보했다. 또한 결승은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결정 짓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FA컵 4강전은 지난 1일 개최됐고, 그 결과 포항과 전북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런데 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준결승전을 마치고 채 72시간이 되지 않는 4일 오후 2시 포항의 홈구장에서 열리게 된 것.
그러면서 협회는 물론 결승에 진출한 포항과 전북의 프론트는 정신이 없었다. 특히 원정길에 나서야 하는 전북은 더욱 그랬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전북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499장의 표를 미리 예매했다가 오히려 팬들의 티켓 예매 전쟁을 일으켰다고 원성을 들어야 했다. 이 또한 협회의 미숙한 행정과 치밀하지 못한 규정에 따라 벌어진 불상사였다.
앞서 말했듯 FA컵 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로 열려야 했다. 협회는 4강전을 11월로 미루고 결승전을 단판 경기로 확정했으나 이에 대한 관련 규정이 마땅치 않자 홈팀 포항 측은 K리그 규정을 적용했다. 이후 전북 측이 원정석 확대를 요구하면서 그나마 원정석 티켓 물량이 늘었으나 결승전을 보기 원하는 팬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대부분의 프로축구는 각국 축구협회가 주관하는 FA컵을 개최하고,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구단은 물론 팬들까지 영광을 함께 누린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극적인 16강 진출 성과를 거뒀다. 이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과 K리그의 붐까지 일어나면서 국내에서 축구에 대한 인기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협회는 지난 3월 징계 사면 논란 이후 환골탈태를 외치고도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재까지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외파가 주축으로 이뤄진 대표팀 인기에만 연연하고 그들의 뒤에 숨어 자신들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FA컵마저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면 언제 다시 국내축구 열기가 식고 권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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