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데려가고 싶었는데..." 이재원-박명근, 우승반지와 배당금 받는다 'LG 통 큰 배려'→염갈량 미안함 전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상무 야구단 입대까지 미룬 '잠실 빅보이' LG 트윈스 이재원과 올 시즌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했던 신인 사이드암 박명근이 한국시리즈(KS) 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염경엽 감독이 미안함을 전했다.
LG는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한국시리즈 하루 앞둔 지난 6일 엔트리가 발표됐다. LG는 투수 14명과 야수 16명으로 구성했다.
이 중 이재원과 박명근이 제외된 것이 눈에 띄었다.
이재원은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0년 LG에 입단했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여러 차례 이재원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이재원은 염경엽 감독의 제안으로 입대까지 연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부터 옆구리 부상 등 여러 차례 당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결국 5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4(112타수 24안타) 4홈런 18타점 OPS 0.661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을 한국시리즈에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제외됐다.
박명근도 마찬가지다. 체구는 작지만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이다. 올 시즌 데뷔한 박명근은 57경기 등판해 51⅓이닝 4승 3패 9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하며 데뷔 첫 해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잠시 이탈했을 때는 클로저까지 겸하며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전반기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박명근은 한 달만에 돌아왔지만 예전의 위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후반기 들어 21경기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9.39로 치솟았다.
정규시즌 종료 후 진행된 평가전에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지난 4일 마지막 평가전에서 박해민에게 홈런을 맞는 등 계속 흔들렸다. 결국 염경엽 감독이 결단을 내린 듯 했다. 올 시즌 맹활약한 박명근의 승선은 당연시 됐지만 이례적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재원과 박명근 대신 내야수 손호영과 좌완 불펜 이우찬이 엔트리에 포함됐다.
염경엽 감독은 "KT에 좌완 불펜이 없는 것과 우리의 뛰는 야구는 상관없다. 왼손이나 오른손이나 상관없이 뛰었다. 그런데 (KT가 올라온 것이) 재원이 엔트리에 정하는 데 엄청 컸다. NC가 올라왔으면 내가 좀 더 우겼을 것이다. 좌완 투수가 많지 않나. 그런데 재원이와 명근이는 내가 코칭스태프에게 못 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둘 다 데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전력 분석이나 코칭스태프에서는 한국시리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는 전체적인 걸 봤다. 명근이는 4월, 5월, 6월에 정말 핵심 카드였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1위를 하고 또 한국시리즈까지 오는데 큰 역할을 한 선수다. 명근이가 지는 경기에서 1이닝라도 던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 내년 시즌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봤는데, 전력분석과 코치들은 오로지 한국시리즈만 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좌완 불펜이 없어 이재원의 활용 가치가 떨어졌고, 박명근은 구위가 떨어진 것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아쉬움은 크겠지만 이재원과 박명근은 구단의 배려로 우승을 할 경우, 엔트리에 든 선수들과 같은 포상을 받게 됐다. 특히 박명근은 선수단과 함께 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구단에서 배려를 해줘서 두 선수는 우승 반지도 받고 배당금도 받고 다 할 거다"며 명근이는 시리즈를 따라다닐 거고 재원이는 또 마무리 훈련도 있고해서 쉬는 게 나을 것 같아 휴식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사령탑은 이재원과 박명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명근이는 시즌 때 잘 했고, 재원이는 내가 군대를 못 가게 했기에 그들에게 내가 보답을 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든 엔트리에 넣어 가려고 했는데, 나 빼고는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니까, 그걸 내가 우겨서 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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