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설 띄우는 與 비윤계…총선 정국 변수 될까(종합)

차지연 2023. 11. 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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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검사 공천·운동권 공천 중 택일 강요 안돼"
"기존 양당 구도 흔들 것" vs "신당 파급력 크지 않아"
신당 창당 카운트다운 들어간 이준석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2023.11.4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안채원 김치연 기자 =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국민의힘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이 연일 탈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신당을 만들 경우 여당인 국민의힘 표를 잠식할 가능성, 오히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표를 깎아 먹을 확률,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등과 함께 제3지대 정당을 만들 가능성 등을 놓고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난 1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이 전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여든다섯 어르신의 고민을 85년생이 힘 있는 데까지 정치의 화두로 올려보겠다"고 썼다.

이어 "누군가가 이 화두를 정치의 중심에 두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검사공천, 운동권 공천 중 택일을 국민에게 강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에게 신당 창당 여부 등 향후 진로를 놓고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기자들과 만나 "신당이라는 게 지금 같은 정치 제도로는 안 되겠으니 바꿔야겠다, 일반 국민이 진짜 이번 계기에 정치판을 바꿔줘야 하겠다고 판단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대통령과 당이 변화하고 당 지도부가 물러나는 결단을 국민에게 보여주면 변화 의지가 있다고 받아들이겠지만 대통령도 당도 그대로면 당의 변화와 혁신, 희망을 볼 수가 없다. 그러면 저는 결심을 하게 돼 있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언하는 유승민 전 의원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 mtkht@yna.co.kr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들이 국민의힘에서 취약한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에 일정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당내에서 이들을 어떻게든 끌어안아 총선까지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건 이런 평가를 의식한 것이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비윤 신당' 현실화는 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인 셈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내년 총선은 결과에 따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며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지 않다면 어렵사리 세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함께 승리를 위한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신당이 나온다면 결국은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그 신당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등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도 별 파급력이 없거나 오히려 야당 표를 잠식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 관계자는 "신당 여파가 클 것 같지는 않다. 현역 의원 중 탈당해 신당으로 넘어갈 의원도 없을 것"이라며 "그분들이 내세우는 가치가 중도층에 얼마나 어필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당에 남더라도 총선 정국에서 지금처럼 야당 대신 여권 내부를 향한 공격에만 몰두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비윤계의 정권과 당에 대한 비판이 '위험 수위'에 달해 당 내홍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들이 차라리 나가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인사들도 눈에 띈다.

특히 최근 이 전 대표가 부산까지 찾아온 '귀화인'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둔 것이 인종 차별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대목,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는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논란 등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회동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 위원장의 사무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ksm7976@yna.co.kr

유 전 의원, 이 전 대표는 '당의 변화가 없을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들이 언급하는 '당의 변화'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과 사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친윤(친윤석열) 지도부 교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로서는 이러한 요구를 온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친윤 인사는 "이준석계 인사들이 혁신위원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느냐. 어떤 방식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결국 당권을 달라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윤계와 지도부·주류 인사들의 의견이 계속 평행선을 달린다면 결국 신당 창당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해도 비윤계가 실제 신당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창당에 상당한 자금과 조직이 필요한 데다 비윤계가 과거 바른정당의 실패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신당을 추진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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