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티켓팅, 그리고 매진…LG 팬들은 외친다 “KS라니 행복해요”[스경X현장]

LG팬들이 찾은 잠실구장. 잠실 | 김하진 기자

경기도 용인에 사는 이경환씨(37)는 지난 6일 밤잠을 설쳤다.

이날은 LG와 KT의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가 시작된 날이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른바 ‘티켓팅’은 치열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 대기 인원이 10만명이 뜰 정도였다.

LG팬인 이씨는 하루 종일 예매에 매달렸으나 결국 구하지 못해 밤새 취소표가 뜨기를 기다렸다. 새벽 5시에도 눈을 떠 취소표를 하나라도 잡아보려고 했으나 결국 한 자리도 구하지 못했다. 이씨는 “아쉽지만 야구 시작 시간에 맞춰 친구와 함께 볼 수 있는 맥주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씨 같은 팬들이 한 둘이 아니다. 현장표를 못 구한 팬들은 영화관으로도 눈길을 돌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CGV가 한국시리즈 전 경기를 극장에서 상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영화관에서 보려고 한 사람들조차 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LG는 2023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29년이면 한 명의 신생아가 성인이 되고도 남은 시간이다. LG팬들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7일 잠실구장에는 이른바 치열한 경쟁을 뚫은 ‘행운아’들이 모두 모였다. 잠실구장 2만3750석은 경기 시작하기 5시간 전부터 진작 매진 사례를 이뤘다. 치열한 경쟁 끝에 표를 구한 LG팬들은 가을야구 상징과도 같은 ‘유광 점퍼’를 입고 잠실구장을 가득 채웠다.

입장 시간인 오후 4시가 되기 한참 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한국시리즈 현장을 보기 위해 줄을 섰다. 잠실구장 주차장은 발 디딜곳 없이 꽉 들어찼다. LG 팬들은 영광스러운 날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입장을 하던 한 팬은 “너무 행복해”라고 외치며 달려가기도 했다.

잠실구장 전체가 활기로 가득찼다. 구장 내 매점에서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으로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LG팬 홍다진씨(32)는 “1차전 티켓을 구하면서 내가 가진 평생 운을 다 끌어다 쓴 것 같다”며 “무조건 ‘승리 요정’이 되고 싶다. 그게 아니면 잠실까지 온 의미가 없다. LG가 그렇게 만들어주시기를 바란다”며 간절한 바람을 표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