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구 사저 전격 방문한 尹···"박정희 대통령 국정, 지금도 반영"
양측 12일만에 회동···"온고지신" 언급
서울·수도권 이어 민생 행보 지방으로 확대
첫 방문지 대구 지지층 결집·민생 현안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예방하고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윤 대통령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각종 정국 현안은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정운영 방향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므로 회의에서 애로 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 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며 박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덕담했고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환담 이후 두 사람은 마당에 있는 나무와 정자를 둘러봤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3시 4분쯤 사저를 떠났다. 윤 대통령은 차량의 창문을 내리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만나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또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격려하며 상인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현관 계단 내려와 맞이한 朴···尹 좋아하는 밀크티 준비키도
보수의 심장 대구 찾아 朴 예방
화기애애한 분위기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논의
윤 "온고지신" 언급 박 전 대통령 예우
칠성시장 방문해 "서민위해 쓰는것 아끼지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특히 전통시장을 찾아 서울과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민생 행보를 본격 가동했다. 정국 기조를 총선 체제로 전면 전환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국정운영 방향, 향후 정국 구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보수 통합의 기치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대담에는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외에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 유 변호사는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대구 지역 출마설이 도는 친박진영 인사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집안에서 맞이했지만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며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사저 현관 진열대에 놓인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의 만남은 차담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각종 차 중에서도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서 홍차와 우유를 미리 준비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해졌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 일정은 예고되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진행된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나 칠성종합시장 방문 등 민생 행보가 자칫 덜 부각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지지층 결집은 지지층 결집대로, 민생 행보는 민생 행보대로 강조하겠다는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4월 1일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 참석 및 2023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 나선 지 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수의 심장 대구 띄우기에 적극 나섰다.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서는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약 8000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실제로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바르게살기운동이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법질서를 지켜 정직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구 대표 전통시장인 칠성종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어려움을 청취했다. 첫 지방 민생 행보다. 서울에서 택시기사와 자영업자 등 국민들과 만나 목소리를 청취했고 수도권 국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 출퇴근 고민을 해결해줄 GTX 행사 이후 첫 지방 민생 행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전통시장 상인이 잘 돼야 한다”고 격려했다. 상인과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소곰탕, 대구식 생고기(뭉티기)로 점심을 함께하며 지역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응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두부·청국장·새우젓·명란젓, 양대콩 반찬을 구입했다. 이어 청도 한재 미나리와 옛날 과자를 “저녁에 먹자”며 직접 장을 봤다.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에서 다시 한 번 물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파시는 분들은 좀 나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은 또 어려움이 많다. 가급적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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